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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의 루틴을 끊으려고 일부러 악의적인 어필을 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벤치에서 지켜보던 권성동 사무총장이 뛰어나와 이를 만류했지만, “저쪽서 떠드는 얘기만 듣지 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야수들은 각자 포지션을 지키며 마운드의 해프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윤 후보의 항의는 길어졌고, 모두의 어깨가 식었다.
결과적으로는 경기의 흐름을 넘겨준 게 됐다. 지난 17일 오전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고)에 따르면 윤 후보는 3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6%)에 우위를 내줬다. 오차 범위 내인 1%포인트 차로 이 후보에 뒤지는 ‘골든크로스’를 허용한 것이다.
결국 윤 후보는 같은 날 오후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의혹과 관련 팩트체크를 마친 뒤 추후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여론 악화를 인식한 윤 후보가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 논란 시작 사흘 만에 나온 공식 사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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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장남 동호씨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상습적으로 불법 도박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후보는 의혹이 제기된 지 4시간 만에 사과 입장문을 낸 후 공개석상에서 “아들의 잘못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후엔 동호씨도 실명으로 입장문을 내고 “당사자로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지고 속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제 논란은 불법 도박을 넘어 성매매 의혹으로 번졌다. 동호씨가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성매매 후기 글의 시점이 지난해 3월 16일 이 후보의 모친 발인 다음날이라는 추측도 확산했다. 이 후보는 이튿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다시 기자들을 만나 “나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