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고위인사 "이슬람법 따라 통치"…공포의 아프간(종합)

김정남 기자I 2021.08.19 05:10:12

탈레반 고위급 인사, 로이터와 인터뷰
"아프간 99.99%는 무슬림…이슬람법 적용"
"여성의 역할 등 이슬람 율법 학자가 정해"
탈레반, 개방정책 천명했지난…현지 공포↑
한 아프간 여성 "인생 끝나…너무 두렵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병사들이 18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M16 소총 등 미제 무기를 들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은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는 탈레반 고위급 인사의 언급이 나왔다. 특히 여성을 향한 엄격한 통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탈레반의 고위급 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프간 국민 99.99%는 무슬림”이라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시미는 또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여부 등은 이슬람 율법 학자가 정할 것”이라며 “이런 정책을 결정하는 율법 학자 위원회가 있다”고 했다.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등 역시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부르카는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이다. 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 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이다.

탈레반 측은 전날 아프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프간 내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실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등의 잔혹 행위에 대한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CNN이 국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킴벌리 모틀리와 현재 아프간에 머물고 있는 한 여성의 통화를 단독 공개한 내용을 보면, 탈레반의 공포정치를 잘 보여준다.

이 여성은 통화 내내 겁에 질린 목소리로 “더이상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며 “정말 너무 두렵다”고 했다. 그는 “불안하고 힘들어 죽을 것 같다”며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계속 연락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 인생은 끝났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나온 이슬람법에 의한 통치 발언은 공포감을 더 키울 수 있어 보인다. 탈레반은 1996~2001년 당시 아프간을 지배했는데,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여성은 취업을 비롯한 각종 사회 활동 기회를 박탈 당했고, 외출할 때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다

한편 하시미는 “앞으로 탈레반 지도부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할 것”이라며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프간군 전투기 조종사와 군인들에게 합류를 요청할 것”이라며 인근 국가들은 군인들이 타고 간 군용기를 반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아프간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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