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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코드레드]지구촌 대응 어떻게?…2050년 탄소제로 목표

방성훈 기자I 2021.08.11 05:01:03

파리기후협정, 평균온도 상승 2℃ 미만 유지
산업시스템 화석연료→청정 에너지로 전환
스웨덴·英·프랑스 등 ‘탄소중립’ 법제화
''최대 탄소 배출국'' 중국 변화 가장 중요

출처=BBC, Global Carbon Project 20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신정은 베이징 특파원] 탄소배출 감축 노력은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1992년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세계 각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채택했고, 이후 언제까지 어느 수준으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억제해야 하는지 논의해 왔다.

1997년 선진국에 기후변화 대응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가 채택됐지만 2005년 발효되기도 전에 미국, 캐나다, 러시아, 일본 등이 탈퇴하면서 힘을 잃었다. 하지만 2015년 12월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하는 파리기후협정이 채택된다.

파리기후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 미만으로 유지하고, 나아가 1.5℃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려면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제로(0)’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197개국이 협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각국의 탄소감축 정책은 협정 목표 달성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스스로 정해 국제사회에 약속하고 이를 실천해야 하며, 국제사회는 이행 상황을 공동 검증한다.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 시스템을 청정 에너지 기반으로 완전히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목표 달성까지, 나아가 그 이후에도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 당연히 정치·경제·사회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세기 상당 기간 동안 석유 금수 조치나 가스 부족에 대한 두려움은 동맹을 맺거나 전쟁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즉 앞으로 에너지 시스템이 변하면 이를 둘러싼 이권 다툼 과정에서 정치 판도 역시 뒤바뀌고 새로운 승자와 패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일부 국가는 일찌감치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스웨덴·영국·프랑스·덴마크·뉴질랜드·헝가리 등은 이미 ‘탄소중립’을 법제화했고,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탄소국경세를 도입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했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앞다퉈 기후변화 연구·분석에 나서기 시작했다. 기후변화가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일명 ‘그린스완’ 우려에서다. 인간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블랙스완)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외에도 학계는 물론 세계 각지, 다양한 부문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와 관련해 이상 징후 현상이 더 크고 더 잦아지고 있어서다.

150여개국 과학자 1만 3800여명은 지난 28일 학술지 바이오사이언스에 낸 공동선언문을 통해 기후변화 위기를 경고하며 대응 행동에 나설 것을 강력 요구했다. 29일엔 14억달러 이상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전세계 2000여 기업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탄소감축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1인당 탄소배출량으로 보면 미국의 절반 수준이지만 총량으로 따지면 2006년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됐고 현재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30년 이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은 아직까지 석탄 에너지 의존도가 높지만 최근들어 풍력,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최근 시 주석 주재의 회의에서 이를 위한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을 주문하기도 했다.

필립 시아이스 파리 환경기후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신규 발전소는 보통 30~40년 동안 가동되기 때문에 중국이 배출가스를 줄이려면 오래된 발전소는 물론 새로 건설된 발전소의 발전용량도 함께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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