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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껄끄러운 與 후보는 박용진…이재명은 무난"

권오석 기자I 2021.07.21 06:00:00

[만났습니다]②
대선 후보 되면 박용진 가장 껄끄럽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듯
이재명, 재정 자립도 낮은 지자체장이었다면 어땠을지
尹 국민의힘 들어올 것…코로나 시국에 밖에서 할 일 많지 않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여권에서 박용진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가장 껄끄러울 것 같다. 무난한 후보는 이재명 경기지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여권의 대선 주자 중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박용진 의원과 정세균 전 총리를 꼽았다. 반면 가장 무난한 상대로는 의외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선택했다.

그는 “만일 (대선 후보가) 된다면 박용진 의원이 가장 껄끄럽다. 다만 아직은 역부족인 것 같다. 정세균 전 총리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 대표가 상대 당 소속의 박 의원을 높게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의원을 언급하며 “상대 당이지만 돋보인다”고 했었다. 현 정부의 증세 정책과 달리 ‘법인세·소득세 동시 감세’를 공약으로 낸 박 의원의 결단을 높게 샀다. 이 대표는 당시 “국민을 `세금 구덩이`에서 혹사시키는 문재인 정부는 변화의 목소리를 감지하고 세금정책을 같이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고도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반대로, 야권 주자가 상대하기 수월한 여권의 후보로는 이 지사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돈을 사용하는 부분에선 역량을 발휘해왔는데, 벌어오는 능력에 대해서는 국민이 질문을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가 내세우는 `기본 시리즈` 등이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는 부분을 저격한 셈이다.

이어 이 대표는 “예전에, 본인이 성남시장이 아니라 재정 자립도가 좋지 않은 동두천시장이었더라도 본인이 호평을 받았던 무상 공공 산후조리원 등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말을 제대로 못 하더라. 한계성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차기 대선은 1대 1 구도인가 다자구도인가.

△상대 후보가 이재명 경기지사가 되면 다자구도로 갈 가능성이 있다. 그게 아니면 양자구도가 유력할 것 같다.

-여권의 대선 주자 중 누가 가장 껄끄럽나.

△된다면 박용진 의원이 껄끄럽다. 다만 아직은 역부족인 것 같다. 정세균 전 총리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무난한 후보는 누구인가.

△이재명 경기지사다. 돈을 사용하는 부분에선 역량을 발휘해왔는데, 돈을 벌어오는 능력에 대해서는 국민이 질문을 할 것이다. 예전에, 본인이 성남시장이 아니라 재정 자립도가 좋지 않은 동두천시장이었더라도 본인이 호평을 받았던 무상 공공 산후조리원 등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말을 제대로 못 하더라. 한계성이 있다. 우리 당과 선명한 대치점이 될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전당대회 이후 당 지지율이 많이 올랐었는데 최근에는 여당이 다시 앞섰다.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과 당 지지율은 `커플링`(동질화) 될 것이다. 범야권 주자로 분류되는 분들의 지지율이 출렁이는 상황이 있었다. 그 상황과 결부돼있다고 본다. 코로나19 시국을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선거 때 겪어봤는데, 우리가 경제적 철학을 가져가는 것과 선거를 앞두고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건 다르다. 재난지원금으로 스텝이 한번 꼬였다. 지난 총선에서도 (지원금을) 주자 말자 논란 속에서 손해를 봤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추경을 앞두고 주자 말자로 가면 안 되며 장기화로 가서도 안 된다. 그래서 내가 주도권을 발휘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렇게 협상을 했던 건데, 앞으로 우리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가 전략적 판단을 많이 해야 한다.

-당 밖 주자 중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경쟁력을 평가하면.

△입당 첫 날, 종이로 할 것인지 모바일로 할 것인지 물었는데 주저없이 모바일로 할 거라고 해서 놀랐다.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오간다. 미숙해서 실수하면 어쩌나, 혹은 가벼워 보이진 않을지 말이다. 그쯤 된 분들은 여러 고민을 하는데, 입당 선택도 화끈하게 했다. 주저함이 없었다. 국민은 신중함에 가치를 두고 판단하는 분이 있는 한편, 속시원함에 가치를 두고 판단하는 분도 있다. 그런 면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보다는 최 전 원장이 소구력이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그와 반대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의 제안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당 대표로서, 당의 대선 주자들이 모여서 빨리 경선을 치르는 게 관심사이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 정치에 참여하기로 한 이상, 이기는 수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 둘 다 ‘이게 정답이다’는 확신이 있을까. 일각에서는 `밀당`(밀고 당기기)이라고도 하는데, 각자의 고민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지점이 보인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때도 그렇고, 학습 효과 있다. 밖에서는 1분, 1초가 아깝다.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다고 생각한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새누리당 및 미래통합당과 같이 하지 않겠다며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려 했다. 급기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기호 `4번`으로 나가면 이기고 `2번`으로 나가면 진다고 했었는데 결과론적으로 2번으로 나가도 이겼다. 맞아서가 아니라 꽂히면 고집하는 거다. 윤 전 총장이 기존 보수 진영 구도와 다르게 광주에서도 지지세가 있기에, 이런 판단으로 본인이 밖에 있는 게 지지율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야권이 단일후보가 되면 국민이 나중에 평가에 반영할 거다. 지금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경선버스가 출발하기로 한 시간까지 윤 전 총장이 입당할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는지.

△남아있다고 본다. 정확히,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대표의 전략이다. 성공한지는 몇 달 안 된 것이기에 잘 복기하리라 생각한다. 당 밖의 주자가 얼마나 외롭냐면, 안 대표가 워낙 외로워서 우리 당이 경선을 하자마자 금태섭 전 의원과의 단일화라든지 나름의 이벤트를 만들려고 노력을 했는데 크게 관심을 못 받았다. 우리 당내 주자의 경우, 권역을 세분화해서 순회 경선도 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이 당 밖에서 다른 후보와 그런 순회 경선을 할 것도 아니고 흥행 요소가 떨어진다. 그런 불리함을 극복하고 뛸 자신이 있다면 개인의 판단이고 존중한다.

-최종적으로 들어올 거라고 보나.

△그렇다. 코로나 시국에 생각보다 밖에서 할 일이 많지 않다.

-윤 전 총장과 필요할 때마다 소통이 항시적으로 되고 있나.

△필요한 이상으로 하고 있다. 중간에 공통으로 아는 분이 한 명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의당과의 합당 절차는 어느 수준까지 왔나.

△협상단이 협의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당명을 변경하자는 요구는 실제 요구인지 협상을 하기 싫어서 하는 말인지 판단이 잘 안 선다. 당명은 인지도나 이미지 형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다. 국민의당이 다른 조건들에 있어서는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그걸 고집하는 이유가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다.

-아직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나.

△최 전 원장이 당에 들어오기 직전에 안철수 대표의 입당 혹은 합당 타이밍이 있었다고 봤는데, 그걸 놓친 것에 대한 실익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안 대표가 독자 행보로 대선 행보를 걸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 이 결단이 늦어지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합당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안타깝기보다는, 국민의당 입장에선 나름대로 본인들의 자존심 세워달라는 것으로 본다. 다만 안 대표가 지분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지분이 없이 무엇으로 자존심을 세워줘야 하는지 약간 헷갈린다. 안 대표의 대선 출마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지도 고민하게 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뛰면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었는데 그걸 번복한다든지,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든지 말이다. 허심탄회하게 말하면 좋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안 대표와 시간을 가진 적이 없나.

△전당대회 직후 카페에서 만나 말했을 때엔 상당히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실무협상단을 띄워보니 생각보다 차이점이 있다. 안 대표가 타이밍을 잘 봐야 하는데, 8월 중순쯤 가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관심이 쏠릴 것이고 7월 말 정도가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가장 주목받을 시점이다. 다만 아직은 서로 충돌 지점이 해소가 안 됐다.

-통합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국민의힘 독자 대선 레이스도 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 보지만, 안 대표가 상당한 모험을 하는 것이기에 실제로 실현되긴 어려울 것이다. 다만 당 대표 입장에서, 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당명을 변경해야 한다는 무리한 요구에 대한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명 변경은 받아들이기 어렵나

△좋은 당명이 있으면 찾아보라는 거다. 우리가 봐도 당명이 괜찮으면 동의할 수 있다.

-야권의 또 다른 잠룡인 김동연 전 부총리가 `제3지대`행을 피력했는데.

△정치적 행보 중 제일 어려운 게 제3지대다. 그것이 존재할 명분을 만들어야 하고, 버틸 재력이 있어야 하며, 조직체를 이끌어갈 사람이 필요하다. 김 전 부총리를 잘 모르지만 이 3가지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경선버스 출발 전까지 영입을 원하나.

△그렇다. 그는 경제 전문가이고 초기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파워게임에 밀려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국민이 기억한다. 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할 인사다. 단순히 `문재인 정부 인사`라는 분류법엔 동의하지 않는다. 대선 주자 영입 역할을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이 맡고 있는데, 김 전 부총리 측에서 권 위원장을 만나자는 이야기는 아직 안 온 걸로 알고 있다.

-내부 주자를 키우지 못하고 현 정부 인사였던 당 밖 인사들에 의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분들의 인격은 장기간에 걸쳐 형성돼왔고, 현 정부 초기에 보인 철학이라는 게 꼭 본인의 철학과 맞닿은 게 아닐 수도 있다. 정부의 일을 하다보니 그런 맥락에 따라 일을 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당내 주자가 조금 더 활발했으면 좋겠다. 정치적 비난을 가속화할 필요는 없으나, 정책 행보는 충분히 가능하다. 가령, 홍준표 의원은 본인의 과거 공약인 `반값 아파트`를 들고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도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놨다. 그 외에도 다양한 주자들이 다양한 공약으로 경쟁해야 분위기가 뜰 수 있다. 아직은 미진해서 독려하고 있다.

-경선 룰에서 여론조사 비율을 늘리자는 지적이 나온다. 조금이라도 올릴 가능성이 있나.

△합의가 안 된다면 원안대로 가야 한다. 쉽지 않은 합의다. 다만, 5대 5든 7대 3이든 고민은 안 했으면 좋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오세훈 후보가 단일화 룰을 가지고 다툴 때 캠프 내부적으로는 시점의 문제라고 판단했다. 과거 노무현·정몽준, 이명박·박근혜, 안철수·오세훈 등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수치적으로 의미가 없는 경선 결과가 많았다. 이번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사람이 압도적인 승리를 보일 것이라 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야권 주자가 10명이 넘는다. 경선 관리가 어렵지 않겠나.

△그래서 4인 컷오프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처럼 6인 컷오프로 해버리면, 당 밖의 주자들이 `5대 1 테러`를 당할 수 있다. 그러나 4인 컷오프로 진행하면 그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적어진다. 4인 컷오프로 가는 것이 오히려 공격 요소를 서로 없애주기 때문에 유리하다.

-재난지원금 합의 논란 당시 당의 철학과 상반된 주장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젠 허니문이 끝나고 견제가 들어온다는 걸 느끼나.

△윤희숙 의원이나 원희룡 제주지사 등 대선 주자들을 통해 당내 반발이 분출됐었고 이해 가능한 측면이 있다. 당내에서 돌파구를 만드는 데 있어 당 대표와 갈등 관계를 만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윤 의원이 내세우는 것은 학자적인 관점이자 보수 경제 원론 같은 느낌이 있다. 그것도 하나의 색깔이 될 수 있으나, 선거를 앞두고는 당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1년 전에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다. 선거를 아는 사람이나 선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선 세심히 살필 수밖에 없다. 우리 당론이 80% 지급이냐 100% 지급이냐를 가지고 싸울 게 아니다. 대선을 앞두고 준다 안 준다 프레임으로 가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우리 당에서는 50% (비율 지급) 아니면 0%로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은 다소 위험하다.

-대선 이후에 지방선거도 있다. 공천에서도 토론배틀을 인용할 건가.

△2대 2 토론을 얘기하고 있다. 대선이든 지방선거 경선이든 기존에는 4명씩 `1대 1` 문화였는데, 국민이 정치인에 대해 다른 지점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두명씩 짝을 지어서 토론하면, 우리 팀이 돋보이기 위해 같이 열심히 해야 하는 동시에 경쟁자이니 따로도 해야 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사람의 날 것이 노출될 것이고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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