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데일리가 3대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의 콜래보 상품을 전수조사 한 결과 지난해 총 911개가 출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약 550개에서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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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CU가 소맥분 제조사 대한제분 및 수제맥주업체 세븐브로이와 협업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품절템’이다. 현재 누적판매량 150만개를 돌파하며 지난해 CU 수제맥주 매출을 6배 이상(550%) 끌어올렸다. 이어 말표 구두약과 콜래보해 출시한 ‘말표 흑맥주’ 매출은 카스, 테라, 하이네켄 다음 4위까지 급부상했다.
현재(3월말 기준) CU에서 직접 협업 출시해 판매 중인 콜래보 제품은 총 425개로, 올 들어서만 3개월 사이 27개가 더 늘었다. 한정 출시 등 판매를 종료한 제품들을 감안하면, 실제 총 누적 출시량은 이보다 더 많다.
GS25와 세븐일레븐도 이와 비슷한 증가율 추이와 규모를 보이면서, 국내 ‘빅3 편의점’ 모두 콜래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25이 최근 출시한 ‘금성맥주’는 판매 시작 첫 주말 이틀 사이 카스, 테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려 나갔다. 세븐일레븐이 콜래보한 ‘유동골뱅이맥주’도 출시 5개월 동안 누적 57만개가 판매됐으며, 특히 지난 3월 매출(1~16일 기준)은 전월 동기 대비 30.1% 증가했다.
이처럼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콜래보 바람은 기존 중·장년층과 함께 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 소비자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 밀접하다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매출 중 20~30대 구매 비중이 약 55%로 과반을 차지한다. 10대들에게는 이미 마트보다 편의점이 훨씬 익숙한 소매점으로 통한다.
옛스러운 레트로(Retro·복고) 콘셉트와 상상해보지 못한 이색(異色) 조합을 한 콜래보 상품들이 기성 세대에게는 젊은 날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새로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신박하다(새롭고 놀랍다)’고 인기를 끌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취향 저격’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일용소비재) 등 대중 상품 마케팅은 현재 인구 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1980~90년대 느낌의 레트로 마케팅과 콜래보 브랜딩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연령층인 50대들의 과거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는 요즘 스타일과 다른 신선함을 소구하면서 양쪽 세대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무조건 특이해야 한다’는 지나친 콜래보 경쟁 심화로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먹으면 안 되는 유해한 제품을 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들거나, 결국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소비자가격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