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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발생손해액)은 7조 4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6조 7500억원보다 10.7% 증가했다.
보험금 지급액이 늘면서 손실액도 늘었다. 손실액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보험금)을 뺀 금액이다. 지난해 3분기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 7383억원으로 전년보다 9.2% 증가했다. 손해율은 130.3%로 전년 대비 0.6%나 증가했다. 이런 속도라면 지난해 총 손실액은 2조가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실손보험 손실이 늘어난 이유로 ‘의원급 진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청구 확대’를 지목한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이 미적용되는 진료를 말하며, 보통 의료기관에서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의원급 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는 연평균 20%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의원급 병원의 비급여 진료 보험 청구 금액은 1조1530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22.3%, 2017년과 비교해서는 79.7%가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가 최근 3년간 3.4%씩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근골격계 및 안과질환 관련 비급여 진료비 청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근골격계 질환은 도수치료, 척추 MRI 등이 포함돼 있다. 근골격계 질환 관련 청구는 전체 보험금 청구의 41%를 차지했으며, 안과 질환 중에선 백내장 관련 청구가 급증했다.
또한 보험업계는 매년 수백회 씩 진료를 받는 소수의 가입자도 실손보험의 손해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입원기준으로 실손보험 전체 가입자 중 연평균 100만원을 받는 수령자는 전체 가입자의 2~3% 수준이다. 전체 청구자 중 상위 1%는 연평균 2000만원을 받아갔으며, 이들이 받아간 보험금은 전체 중 15%를 차지했다. 통원 기준으로는 30만원이 넘는 수령자는 9% 수준이었다. 보험금 청구자 중 상위 1%는 연평균 500만원을 받아 갔다. 특히 통원 치료자 중 일부는 위염, 염좌, 두통, 요통 등 경미한 질환을 사유로 한 해 동안 800회 이상 통원 치료를 받아 보험금을 청구한 사례도 존재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비급여 진료 관리를 건의하고 있다. 또한 실손보험을 활용한 보험사기 적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완벽히 관리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개편이 이뤄지고 있지만, 실손보험금·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비급여 관리를 통한 의료비 총액 관리가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