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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리뷰]감동과 전율 '최고의 5분'..뮤지컬 '레베카'

윤종성 기자I 2020.03.15 06:3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데일리 문화팀은 연극, 뮤지컬, 클래식, 창극,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관람하고 기사를 작성합니다. 하지만 모든 공연을 다 기사로 다루진 못 하는 터. 한 주 동안 기자들이 본 주요 공연을 100자 안팎의 솔직한 리뷰와 별점 평가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공연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우리의 평가가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독자들의 공연 관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팁’입니다. <편집자 주>

뮤지컬 ‘레베카’에서 바다가 보이는 발코니는 ‘레베카’, ‘저 바다로 뛰어!’ 등 극한으로 치닫는 감정을 표현하는 주요 넘버들을 부르는 장소로 활용된다. 특히 ‘레베카’를 부를 때 발코니가 회전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댄버스 부인’(신영숙)이 ‘나’(박지연)와 함께 발코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레베카’= 숨막히는 갈등과 반전으로 미스터리 소설 읽듯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백미는 2막 시작과 함께 펼쳐지는 회전하는 발코니 신. 댄버스 부인이 폭발적 성량으로 포효하듯 내지르는 넘버(노래) ‘레베카 ACT 2’는 소름돋는 감동과 전율을 일으킨다. 어떤 뮤지컬에서도 본 적 없는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하는 ‘최고의 5분’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귀를 때리는 킬링 넘버, 감정의 극한에서 효과적으로 변화하는 무대 세트 등 뮤지컬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낸 ‘걸작’이다. ‘100자 리뷰’ 연재 이래 두 번째 만점을 준다. ★★★★★(명예의전당)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에서 파비앙(송원근)이 로즈(나하나)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뮤지컬 ‘비아 에어 메일’(Via Air Mail)= 누군가 동화책을 한 장씩 넘겨가며 아주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의 극이다. 화려하지 않고 극적 반전도 없지만, 따뜻하고 포근해 기대 이상의 감동을 준다. 로즈가 노래를 부르며 ‘피칸 파이’를 굽는 장면, 파비앙과 로즈가 탱고 춤을 추는 장면은 무척 사랑스럽다. 포네틱 코드와 모스부호로 만든 넘버도 인상적. 꿈을 좇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작은 위로를 받게 된다. 갈등이 없어 다소 밋밋할 수 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메일보이(김유정)의 불안정한 음색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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