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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세계는 옛 제일은행 본점에 상업사박물관을 여는 방을 검토 중이다. 박물관 개관 시점이나 본점 건물 전체를 사용할지 등 세부 계획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옛 제일은행 본점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1호다.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네오바로크 양식 건물로, 일본인 건축가 히라바야시 긴코가 설계했다. 1935년 11월 제일은행 전신인 조선저축은행 본점으로 문을 열었다. 지금 신세계백화점 본점 건물에 있던 일본 미쓰코시 백화점에 이웃해있다.
옛 제일은행 본점은 국내 건물 중 최초로 국제 현상설계를 거쳤고, 철골·철근 구조를 사용한 첫 은행 건물이라는 점에서 건축사적 의미가 있다. 제일은행 사옥으로 계속 쓰다 2015년 신세계에 매각됐다. 사무실 임대 계약이 최근 끝나면서 현재는 비어 있다.
상업사박물관이 들어설 경우 이 일대가 100년 전 근대 상업의 중심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초기 문을 연 조선은행 본점(현 한국은행 본관)과 경성부청(서울시청 전신)이 있었고, 경성부청 자리에는 이후 미쓰코시 백화점과 조선저축은행이 개관했다.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도 위치해 이른바 ‘금융·상업 박물관’ 벨트를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학계 관계자는 “한국은행 주변에 상업사박물관을 짓는다는 것은 근대 자본주의 심장부였다는 점을 내세운 것일 수 있다”며 “그 일대는 서울에서 식민 자본주의 풍경을 간직했다는 점에서 ‘상업사’ 범위를 따져볼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