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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스피 3000선·벤처붐 부활의 헛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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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18.12.2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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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국내 증시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용두사미(龍頭蛇尾)’다.

증권가에선 작년 이맘 때까지만 해도 올해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업이익률이 둔화되더라도 세계 경기 회복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봤고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상장회사의 영업이익 등 펀더멘털에 비하면 여전히 주식은 싸다고 말했다. 작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22%인데 코스피 3000선 돌파는 올해도 지수 상승폭이 22%(작년 마지막 거래일 종가 2467.49)를 넘는단 얘기다.

코스닥 지수는 정부가 제2의 벤처붐을 조성하겠다며 각종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힘을 받았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서 벗어나 연기금 등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들여오겠단 계획이었다.

이렇게 부풀었던 꿈들은 딱 한달 간만 유효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월 29일과 30일, 2607.10, 932.01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 고점 대비 21.2%, 28.1%나 급락한 상태다. 즉, 연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코스피는 한때 2000선까지 무너졌었고 코스닥은 610선까지 떨어졌다. 10월 전 세계 증시 폭락장에선 ‘코리아 패싱’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내 증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코스피 3000선과 제2의 벤처붐은 작년 워낙 잘나갔던 증시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헛된 희망에 지나지 않았다.

작년 증시 역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 업종에 의존한 상승률이었다. 반도체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 이익 모멘텀은 사라졌다. 증시 상승에 취해 반도체에 의존한 성장이 가져올 폐해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던 낮은 주주환원 정책,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기업사냥꾼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여전히 정체를 모를 회사들이 넘쳐난다. 올해 감사의견 비적정을 이유로 상장이 폐지된 회사는 17곳으로 지난해 10개 보다 대폭 증가했다. 이중 12곳이 코스닥 상장회사다. 이런 상황에서 연기금 자금만 끌어들이는 것에 공감할 국민이 있을까. 우리나라 증시가 언제 싸다는 이유만으로 오른 적이 있었던가. 내년엔 코스피 3000선, 제2의 벤처붐 등 헛된 희망보다 국내 증시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를 따져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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