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강남구 라이프시맨틱스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송승재 대표는 “과거에는 자신의 상태를 정량화해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자가 건강관리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자가 건강관리 시대’를 여는데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에서 의료정보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송 대표는 지난 2012년 라이프시맨틱스를 창업했다. 사물인터넷(IoT), AI 등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 융합을 통해 인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비용을 줄이는 ‘디지털헬스’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그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개인맞춤형 건강관리시스템사업단 단장,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디지털헬스산업의 국가경쟁력 기여를 위해 지난해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창립을 주도, 초대회장도 맡고 있다.
송 대표가 설립한 라이프시맨틱스에서 제공하는 자가 건강관리 서비스는 개인에게 최적화한 건강관리 방법을 보다 쉽게,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진료기록과 생체기록, 유전체데이터 등 ‘개인건강기록’(PHR)을 수집·저장하고 활용하는 PHR 플랫폼인 ‘라이프레코드’를 국내에서 처음 상용화했다. 그동안 이용자 건강상태 등을 측정하고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안하는 웰니스 서비스·의료기기 서비스 등을 통해 다양한 PHR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데이터를 제공받는 동시에 환자에게 편리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앞으로도 암환자 자가관리 등 추가적인 서비스와 함께 의료기기 출시, 소비자의뢰 유전자검사(DTC) 업체 제휴 등을 통해 PHR 서비스 종류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라이프레코드는 금융권의 대여금고처럼 PHR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이터 뱅크 역할도 한다. 특히 민감한 데이터들은 △정보보호경영시스템(ISO 27001) △클라우드컴퓨팅 정보보호(ISO 27017) △의료정보보호시스템(ISO 27799) △미국 건강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HIPAA) △국내 정보보호 및 보안인증 등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한다. 송 대표는 “PHR은 고객 입장에서 개인정보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고 데이터에 대한 이익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사회적으로도 PHR 기반 서비스는 정밀의료 활성화를 견인해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필’(efil)은 라이프시맨틱스의 대표적인 서비스 브랜드다. ‘삶의 시계를 가장 건강했던 순간으로 되돌리길 바라는 환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회사 사명을 담았다. 웰니스 서비스인 ‘에필 트래커’는 활동량과 수면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활동 목표 달성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에필 다이어트’는 트레이너와 영양사 등 전문 헬퍼가 설계한 홈트레이닝 및 영양관리 기반의 맞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이 밖에도 의료기기 서비스 ‘에필 써모’와 어린이 감염관리 서비스 ‘에필 키즈’ 등이 있다.
특히 주력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에필 케어’는 올해 상반기 시범서비스를 마친 상황이다. 에필 케어는 수술을 받았거나 항암요법과 같은 비수술 치료를 받는 암환자들이 스스로 예후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송 대표는 “부실한 퇴원환자 관리는 재입원으로 이어져 의료비는 물론, 사회적 부담을 높이는 원인”이라며 “에필 케어는 헬스케어 기기와 모바일 앱을 통해 환자 스스로 예후를 모니터링하고 상태에 맞는 운동치료와 영양관리, 맞춤 콘텐츠 등을 제공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필의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집약한 ‘에필 허브’도 출시, 자가 건강관리 서비스가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이 같은 서비스를 지속 출시하면서 PHR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매출액도 2015년 이후 매년 200% 이상 증가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글로벌 의료기기 박람회인 독일 메디카(MEDICA)에 매년 참가해 관련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세계 최대 디지털헬스 시장인 북미시장을 겨냥해 미국텔레메디슨협회(ATA) 엑스포에도 참가, 에필 케어 등을 현지에 알렸다. 국내에서 사용 사례를 지속 확보해 해외시장으로 보폭을 넓힌다는 포부다. 송 대표는 “미래 헬스케어는 선제적 예방과 개인화한 맞춤치료를 아우르는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로 나아갈 전망”이라며 “다양한 PHR 기반 서비스를 통해 정밀의료의 실현을 앞당기고, 데이터 경제 시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