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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사회계열 배려한 취업정책
국민대 취업 지원정책은 인문사회계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취업시장에서 공대에 비해 열세에 놓인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런 취지를 가장 잘 살린 대표적 취업교육이 2014년부터 시작한 ‘핵심직무 전문가 양성과정(CoREP: Core Role Expert Program)’이다.
CoREP은 방학을 이용해 총 8주간 진행한다. 모두 50명 선발해 운영하며 이 중 60% 이상은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로 채우고 있다.
학생들은 첫 4주간 보고서 작성법부터 직장예절까지 취업에 필요한 공통직무를 익힌다. 또 영업·유통·생산관리·마케팅 등 희망 직무에 따라 조를 나눈 뒤 핵심직무 교육을 받는다.
4주간의 이론교육이 끝나면 실무교육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희망 직무에 따라 기업을 섭외한 뒤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섭외한 기업의 고민이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의 생산설비를 개선하고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거나 해당 기업의 홍보영상을 제작해주는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아이들에게 무해한 ‘초콜릿으로 만든 크레용’의 판로를 개척해 준 학생도 있다.
인영실 국민대 취업지원센터 실장은 “몇 해 전에는 현대백화점을 대상으로 젊은 층의 관심도가 낮은 이유를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세운 학생도 있었다”며 “해당 학생은 백화점의 상품 진열부터 입주 브랜드까지 발로 뛰며 조사해 마케팅 전략을 세웠고 졸업 후 현대백화점에 취업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했다.
◇ 기업 섭외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스스로
학생들은 기업 섭외부터 스스로 해결해야 하기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입을 모은다. 과학기술대학 4학년 이지현(23)씨는 “CoREP에서는 짧은 기간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수많은 한계를 넘을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을 극복하려는 사람은 근성이든 리더십이든 비약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법과대학 4학년 최영은(22)씨도 “8주 동안 CoREP과정을 거치면서 상품기획자(MD)가 내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교육과정이 끝날 무렵 식품 MD에 지원하는 자기소개서를 썼는데 CoREP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한자도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REP의 성과는 수료생들의 취업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2학기부터 시작한 CoREP 1기의 취업률은 82%였다. 이어 2015학년도 여름·겨울방학 때 진행한 2·3기의 취업률은 각각 84%다.
인영실 실장은 “최근에도 CoREP을 수료하는 학생들은 80%~90%의 높은 취업률을 보인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참여 대상도 3학년으로 확대됐으며 지금은 매 학기 100명 이상이 신청하고 있다”고 했다.
◇ 내년부터 진로설계 교과 필수화
국민대는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올해부터 ‘주니어 CoREP’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주로 3~4학년이 참여하는 CoREP의 교육 대상을 1~2학년으로 넓힌 것이다. 손창배 취업지원센터 과장은 “주니어 과정도 고학년 CoREP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신 수준만 조금 낮춘 것”이라며 “기존 CoREP 수료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저학년 대상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국민대는 1~2학년을 대상으로 ‘취·창업과 진로설계’란 교과목을 운영 중이다. 교양 선택과목이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은 높다. 매 학기 최대 수강인원인 400명이 찬 뒤에도 수요가 있어 오는 2학기부터는 이를 2개 반으로 나눠 수강인원을 600명까지 늘렸다. 인 실장은 “수강생 전원이 진로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진로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은 것”이라고 했다.
국민대는 취업지원센터는 내년부터 1학년 대상 진로설계 필수 교과목을 개설할 계획이다. 국민대에 입학한 학생 모두에게 진로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손 과장은 “대학생활부터 진로선택까지 도움 받을 수 있는 필수 교과목을 통해 취업 프로그램을 안내한다면 4년간 경력관리를 학생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