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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장악 국정원 공모 혐의' 김재철 구속영장 기각…法 "구속 필요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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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17.11.10 02:15:22

MB·朴정부 방송장악 수사 확대 계획 차질 불가피
원세훈 지시로 국정원서 만든 'MBC 장악 문건' 그대로 실행한 혐의
노조원들 부당인사·'신천교육대'行…제작현장에서 쫓아내
金, 검찰·법원 출석시 '모르쇠' 일관…임원에 책임전가도

김재철 전 MBC 사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가정보원의 MBC 장악 로드맵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재철(63) 전 MBC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10일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김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강 판사는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가 대부분 수집됐고 피의자 직업 및 주거 등에 비춰 도망의 염려가 크지 않다”며 “주요 혐의인 국정원법 위반죄는 원래 국정원 직원의 위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 그 신분이 없는 피의자가 이에 가담하였는지를 다투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김 전 사장은 즉각 석방돼 귀가조치 됐다. 이번 영장 기각으로 김 전 사장 구속 이후 이명박·박근혜정부의 방송 장악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는 검찰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일 김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샘 조사를 진행한 뒤 7일 오후 국정원법·업무방해·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국정원에서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에 제시된 로드맵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판단했다.

국정원 로드맵, ·노영방송 척결‘·’노조 무력화‘ 등 구체적 방향 담겨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김 전 사장 취임 직전인 2010년 3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작성됐다.

문건에는 “신임 사장 취임 예정을 계기로 ’공영방송 잔재 청산‘·’고강도 인적쇄신‘· ’편파 프로 퇴출‘에 초점을 맞춰 근본적 체질개선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본전략으로는 ’좌편향 인물 퇴출‘·’노영방송 척결‘이 담겨 있고, 세부 추진방안으로는 시기별로 ’간부진 인적쇄신·편파프로 퇴출‘, ’노조 무력화·조직개편‘, ’소유구조 민영화‘ 등의 방안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국정원은 이후에도 ’좌파 방송인 사법처리 확행으로 편파방송 근절‘·’MBC 특정 라디오 진행자 퇴출 유도‘·’특정 문화·연예계 출연 인물 퇴출 유도‘ 방안을 마련했다.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지난 6일 검찰 출석 당시 모습.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김 전 사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김 전 사장이 국정원 로드맵에 나온 그대로 PD수첩 등 정부 비판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탄압을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사장이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진·진행자·출연진 교체, 방영 보류, 제작 중단 등을 주도함으로써 국정원의 MBC 장악에 공범으로 가담했다는 것이 검찰이 내린 결론이다.

아울러 재직 기간 동안 계속된 직원들과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인사도 위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김 전 사장은 노조활동에 적극적인 조합원들의 보직을 박탈해 서울 신천역 인근의 MBC아카데미로 보내 교육을 받도록 했다.

’신천교육대‘라고 불렸던 이 같은 교육 후 기자·PD·아나운서 등 상당수 조합원들은 제작 현장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김 전 사장은 검찰 출석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한 법원 출석 당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그는 검찰 출석 당시 “국정원 문건을 받은 적도 없고 문건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MBC는 본부별 체제다. 본부장들이 협의해서 한 것이고 나는 화백회의 대표 격”이라며 책임을 임원들에게 돌렸다,

9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도 “죽을 만큼 힘들어도 바른말은 해야 하는 게 용기라고 생각한다. 죽을 만큼 힘들어도 할 일은 해야 하는 게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C는 장악될 수가 없는 회사다. 장악해서도 안 되는 회사다. 이것이 제가 경영진으로 임했던 저의 소신이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MBC 사장 재직 시 가했던 프로그램 탄압, 직원들에 대한 인사보복을 부인했다.

김재철, 임명 당시부터 MB와 친분으로 거센 반발…사퇴 후 정치권 ‘기웃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이 있던 김 전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사장 재직 기간 동안 정부 비판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압력·폐지로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다.

아울러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진행된 노조가 김 전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6개월에 이르는 파업 이후엔 최승호 PD 등 전현직 노조 간부들을 해고했다. 기자·PD·아나운서들을 직종과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부당하게 인사발령을 시키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2013년 방송문화진흥회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처리되자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정치권 진출을 노렸으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는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 유용한 혐의(업무상 배임·감사원법 위반)로 2013년말 기소되기도 했다.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그는 2심에서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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