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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만년 우등생 포스코가 돌아왔다. 글로벌 철강 업황 개선에 포스코의 실적이 살아나면서 포스코그룹도 한 숨 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어발식 확장과 방만 경영 등으로 인한 실적악화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포스코그룹은 이제 포스코건설·포스코에너지·포스코대우 3형제만 살아나면 된다는 평가다.
포스코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2년 3조4470억원 수준에서 2014년 948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조3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또한 2013년 각각 54%, 21% 수준에서 지난해 42%, 17% 까지 낮아졌다.
과거 주력사인 포스코는 내수 독점력으로 기반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가면서 신용등급 ‘AAA+’를 받던 우등생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철강업황 둔화로 실적악화가 나타나고 현대제철의 등장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약화되면서 지난 2014년 AA+로 등급이 떨어졌다. 철강부문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낼수 있는 업종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철강업황이 꺾이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온 탓이다. 2016년 기준 계열 합산 재무지표에서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부문이 자산의 70%, 매출의 47%, EBIT의 99%에 해당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건설부문의 해외플랜트 사업 손실이 발생하면서 철강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100%를 상회하는 등 철강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포스코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해외플랜트사업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 사업 방향성이 불투명해진데다 연료 전지부문의 적자구조로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4년간 6000억원을 투입한 삼척석탄화력발전소는 아직까지 허가를 받지 못해 착공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로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건설은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각각 AA-, A로 하향되기도 했다.
포스코대우(구 대우인터내셔널)는 계열내 철강유통부문 사업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실적이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에너지부문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정리한 건설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예상되고 철강부문의 견조한 실적으로 그룹 전체적으로는 우수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철강부문의 안정적인 영업현금창출력과 보수적 경영전략을 기반으로 계열전반의 재무안정성이 점차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