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쇼핑 꿈’ 못 버린 네이버…‘스토어팜’으로 반격 준비
네이버에 온라인 유통시장은 ‘이루지 못한 꿈’이다. 2013년 네이버가 오픈마켓 서비스인 샵N을 출시했지만 이베이·11번가 등 오픈마켓 업체들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네이버가 쇼핑부문에서 수익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쇼핑부문이 네이버의 떠오르는 수입원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오픈마켓이 중개 수수료로 돈을 번다면 네이버는 검색과 결제라는 판매 외 부문의 수익원을 극대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입점 절차를 거치면 누구나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스토어팜’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스토어팜은 오픈마켓처럼 직접적인 입점 수수료를 받지는 않는다. 다만 네이버 페이 수수료와 매출연동수수료가 부과된다. 판매자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2%를 네이버에 내야 한다. 또 네이버 페이로 결제 시 추가적인 수수료가 붙는다. 신용카드는 3.74%, 휴대폰 결제는 3.85%, 계좌이체 1.64% 등이다.
스토어팜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네이버 쇼핑 거래액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검색광고 수익도 덩달아 늘었다. 네이버 ‘쇼핑검색광고’는 지난해 11월 도입된 서비스로, 상품 판매자가 쇼핑검색광고를 신청하면 네이버 통합검색의 쇼핑 영역과 쇼핑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노출된다. 스토어팜에 입점한 판매자들로서는 쇼핑검색광고가 하나의 ‘치트키’(게임에서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특정문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쇼핑검색광고는 지난해 기준 1만 명이 넘는 판매자가 이용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2016년 1분기4498억 원원 △2016년 2분기 4622억 원 △2016년 3분기 4623억 원 △2016년 4분기 4913억 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31% 증가한 5097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쇼핑검색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부분은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둥지’ 탈출 꿈꾸는 이커머스…‘앱’ 돌파구 될까
|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쇼핑서비스를 강화한 네이버가 오픈마켓 진출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것은, 마치 자동차 부품생산부터 엔진설계, 고객사까지 확보해놓고 완성차업체로 변신할 일은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네이버가 오픈마켓을 하고 안 하고는 사실상 시간문제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네이버가 유통사 출신 인재를 상시로 채용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쿠팡을 제외한 국내 오픈마켓 업체 대부분이 네이버 쇼핑 검색서비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상품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고 있다. 즉, 오픈마켓 역시 매출연동수수료를 네이버에 내고 있는 상황이다. 오픈마켓이 ‘미래의 적(敵)’으로 네이버를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매출 중 일부를 네이버에 떼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오픈마켓은 자사 앱 개편을 통해 ‘엄지족’을 끌어들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앱을 통해 유입되는 소비자 비중이 커질수록 오픈마켓은 네이버 의존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부터 G마켓·옥션 앱 검색창 최상단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탐색 필터링’ 기능을 상시 제공하고 있다. 또 판매자 정보, 브랜드명 부가 설명 등을 혼잡하게 제공한 상품 정보 UI는 간소화했다. 온오프라인연계형(O2O) 서비스와의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홈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 서비스 미소는 오픈마켓 11번가의 생활플러스에 올해 3월 입점했다. 생활플러스는 11번가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생활 서비스다.
그러나 이러한 오픈마켓의 노력에도 네이버 쇼핑을 거친 유입자 수는 줄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 등에 따르면 전체 유입자 중 약 20~30%가 네이버 검색을 거쳐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후에도 이 같은 비율은 줄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