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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거대한 항아리라고 해도 믿겠다. 육중하고 단단한 풍채가 어떤 모진 바람이 불어도 흔들릴 것 같지 않게 든든하다. 그런데 좀더 세심히 들여다본다면 슬쩍 던진 추측이 볼품없이 깨지는 걸 감내해야 한다.
작품명으로 설명을 대신하자. ‘하루의 끝에서 아버지를 떠올리다’(2006). 이 물체는 아버지가 벗어둔 점퍼였던 거다.
15년을 넘기며 주사기에 물감을 넣어 ‘점찍기’를 해온 윤종석(47)은 무수히 반복해서 찍어내는 주사기 끝의 점으로만 이 점퍼를 완성했다. 지극히 사실적이면서도 한편으론 환영인 듯한 단색의 점점이 완성한 내 아버지의 초상인 셈이다. 지난한 노동으로 투영한 조형적 완결성이 놀랍고 또 반갑다.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서 김종구와 여는 2인전 ‘심상풍경’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97㎝. 작가 소장. 가나아트센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