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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가지고 광명점을 찾았지만, 플랫팩 박스가 너무 길어 배송서비스를 활용했다. 대형 책상 1개와 책장 2개, CD수납장 1개 등 4개를 배송받는데 3만9000원을 지불했다. 런던에서 이케아 제품을 힘들게 운반해 본 경험이 있는 그는 배송비도 적절한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조립에서 발생했다. 톱밥을 접착제와 뭉쳐놓은 MDF가 주재료로 쓰여 혹여나 나사 구멍을 잘못 뚫었다면 아예 조립에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조립설명서도 그림으로 잘돼 있고, 프라모델을 조립해 본 사람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MDF재질로 안 좋다보니 나사가 돌아가고, 해체하고 조립하는 과정에 부서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책장 1개의 경우 바닥 선반이 거꾸로 들어갔지만, 다시 풀었다 조이면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아 그대로 쓰기로 했다.
그는 “런던에서도 이케아를 사본 적이 있다”며 “아이템별로 가격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황씨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은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해두고, 정책적으로 본사에서 밀어야겠다는 제품은 좀 싸게 책정한 것 같다고 했다.
이케아 가구가 고급장식품처럼 오래 두고 쓰지는 못하지만, 황씨는 전반적인 가격, 품질, 조립 등을 모두 감안해 90점의 후한 점수를 줬다.
서울 서교동 원룸에 사는 30대 독거남 정훈민씨(35). 지난해 11월부터 싱글라이프를 시작한 그는 이케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처음으로 광명점을 찾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들과 함께 찾은 이케아 매장은 불친절하기 짝이 없었다. 정씨는 “일단 매장에 들어가면 좋든, 싫든 다 둘러보게끔 돼 있는 구조나 일일히 제품번호를 적어 1층으로 내려와 찾는 건 상당히 일방적이고,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씨는 CD장과 포엥암체어, 책상, 스탠드 등을 직접 운반해 조립해보니 이케아에 대한 반감이 사그라들었다고 했다. 스탠드와 담요를 포함해 구입가격은 3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가장 복잡한 포엥암체어를 조립하는데는 40분정도 걸렸다”며 “포엥암체어에 앉기만해도 잠이 올 정도로 편해 만족도는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매장에 직접가서 체험을 하는 것과 아닌 게 상당히 차이가 있어 이케아의 정책에 공감이 갔다는 설명이다.
정씨는 “이케아 레스토랑에 줄이 너무 길어 배가 고팠지만 그냥 쇼핑을 계속했다”며 “앞으로는 가족끼리 테마공원 놀러가듯이 이케아를 경우도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훈민씨는 가격을 포함한 이케아 상품에 대한 평가는 90점을 줬지만, 구매시스템에 대해선 70점으로 낮게 줬다.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80점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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