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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ODS, 구조조정 수단 변질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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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기자I 2014.05.29 07:00: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극심한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증권사들이 새로운 영업 활로로 모색 중인 ‘아웃도어세일즈(ODS·Outdoor sales)’가 애초의 목적과는 다르게 사측의 구조조정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ODS란 화장품을 방문판매하듯 증권사 영업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 태블릿PC 등을 통해 계좌 개설이나 금융상품 판매 등을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지점을 찾는 투자자들이 해마다 줄면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미 10여 곳에 이르는 증권사들은 지난 2012년부터 10억~3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ODS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한 대형 증권사는 희망퇴직 신청기간이었던 지난 20일 ODS본부를 신설하고 60여 명을 이 본부로 발령냈다. 앞서 해당 증권사 대표는 담화문을 통해 ODS본부 신설 계획을 알린 터라 표면적으로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증권사의 본격적인 ODS 도입을 위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ODS 관련 부서에, 그것도 하필 희망퇴직 신청기간에 수십 명의 직원을 배치한 속내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점을 들어 회사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지적한다. 비단 특정 증권사만의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 ODS 조직을 갖춘 증권사들이라면 언제든지 구조조정 관점에서 ODS 부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판단이다.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적잖은 비용을 들여 ODS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해놓고도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ODS 영업에 나서지 못하고, 마치 허투루 돈을 쓴 것처럼 오해받을 바에 일찌감치 직원들을 배치하고 마케팅 활동을 준비하는 것도 미래를 대비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을 내릴 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업황 악화로 자의든 타의든 인력 이탈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자칫 ODS 조직이 구조조정 대기자들의 집합소처럼 비쳐 이 와중에도 열심히 제 몫을 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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