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통신, 게임, 포털 등 IT 분야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업체들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나홀로 제자리 걸음에 그치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올 들어서만 최대 77%까지 오르는 동안 등락을 반복하며 좀처럼 상승폭을 키우지 못했던 KT(030200)가 본격적인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지난달 마무리된 주파수 경매에서 인접대역을 확보해 롱텀에볼루션(LTE)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 덕분이다.
2일 KT는 전일 대비 1.80%(650원) 오른 3만6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려와 달리 큰 출혈경쟁 없이 필요한 주파수를 낙찰받아 나흘 동안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KT는 앞으로 현재 LTE보다 빠른 ‘LTE-A’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새로 확보한 주파수 덕분에 KT 사용자들은 단말기 교체 없이 LTE-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KT는 통신사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가입자당매출(ARPU)를 높이고 추가 설비투자 비용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가 이번 주파수 확보로 마케팅 비용과 설비투자 비용을 줄여 1조70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김홍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KT의 광대역 확보는 예상보다 큰 수혜”라며 “속도 경쟁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9월 이후 약정이 끝나는 초기 LTE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경쟁 게임주와 엔터테인먼트주가 승승장구할 때 홀로 제자리 걸음에 그쳤던 CJ E&M(130960)은 모바일게임 성장세에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만5000원대 머물렀던 주가는 올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7월18일에는 장중 최고 4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3만80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신규 게임을 내세워 또 한 번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7.1%로 오히려 손해를 끼쳤던 게임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올해는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게임이 ‘효자’로 자리매김한 것.
특히 CJ E&M은 하반기 해외에서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다함께 퐁퐁퐁’ 등과 같은 게임을 모바일메신저 ‘라인’을 통해 일본에 수출하고, ‘마구마구2013’과 ‘모두의 마블’ 등 신규게임을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김민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0위권 내 4개 게임이 올라 있다”며 “하반기 출시될 게임들의 흥행도 기대돼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와 다음에 밀려 실적도 주가도 힘을 쓰지 못했던 SK컴즈(066270)도 조용히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2일 SK컴즈는 전일 대비 1.51%(90원) 오른 6050원을 기록하며 6000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이는 최근 카카오톡에 대항하기 위해 메신저 ‘네이트온’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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