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KB금융(105560)지주가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을 앞두고 뒤숭숭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나 홀로’ 해외진출 업무에 열성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병덕 행장은 지난달 24일 여의도 집무실에서 캄보디아 중앙은행 직원들과 반갑게 손을 마주 잡았다. 국민은행은 민 행장 취임 직후인 3년전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캄보디아와 인연을 맺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 직원들이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금융감독원의 초청 연수차 한국을 찾자, 소식을 접한 민 행장이 직접 이들을 초대한 것. 민 행장은 그동안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수술 지원과 식량지원, 행복한 집짓기 등 캄보디아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민 행장은 이날 저녁에는 미얀마 하원의원 7명과 만났다. 저성장 시대를 맞아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국내 은행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곳이 바로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불리는 미얀마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과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 등이 미얀마 하원의장단을 접견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민 행장은 국민은행의 미얀마 진출 타당성에 대해 열변을 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 미얀마 금융당국에 사무소 설립 신청을 해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날 만찬에는 민 행장과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이 금융권 대표로 참석 했다”며 “민 행장은 경제 성장 가능성이 큰 미얀마 등 동남아시장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만디리(Mandiri)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인도 내 총 자산기준 2위 은행인 ICICI(Industrial Credit and Investment Corporation of India)은행,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상업은행, 요르단 아랍은행과 잇따라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의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에선 적절한 규모의 인수합병(M&A) 또는 지분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며 “KB금융 내부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민 행장은 적극 해외 진출에 열성을 다하는 등 뚜벅뚜벅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