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코스닥이 셀트리온 ‘판’이 되고 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주가가 급락하고 거래는 급증하면서 전체 코스닥 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일보다 14.99% 급락한 2만6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하한가로 추락하면서 나흘새 47%나 급락했다. 이 기간 중 1조7000억원의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특히 이날 셀트리온의 주가가 장중 한때 상승 반전하면서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거래량은 2234만주, 거래대금은 6200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 거래대금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로 털고 나가려는 투자자와 한몫 잡으려는 투자자들간 줄다리기가 그만큼 팽팽했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요동치면서 코스닥 시장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서정진 회장의 폭탄선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셀트리온의 거래비중은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4%에 불과했다. 하지만 16일 7%를 훌쩍 뛰어넘더니 22일엔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24%에 달할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했다.
코스닥지수마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04% 오르며 나흘만에 반등세를 탔지만 셀트리온 덕분에 상승폭이 줄었다. 특히 코스닥 대표기업으로 구성된 스타지수와 프리미어지수 상승폭은 각각 0.37%와 0.39%에 그쳤다. 여기에 셀트리온이 포함돼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 두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도 시장 전체를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코스닥 전체 지수에 투자하는 ETF는 두 지수를 추종할 수밖에 없어 다른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담보물량 반대매매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한 주가 우려가 가시기 힘들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지수 영향력은 줄겠지만 거래 쏠림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이날 급락으로 시가총액 2위 파라다이스(2조1000억원)와의 격차가 6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코스닥 대장주가 바뀔 가능성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