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주요 지수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로 마쳤다.
다우 지수는 보합권에서 마쳤으나 나스닥 지수는 1%에 가까이 올라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전반적으로 전약후강의 흐름이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 힘입어 기술주가 강세를 나타내며 나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유가가 종가 기준으로 7개월만에 7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에너지 및 상품주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 재무부가 10개 은행에 대해 총 68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구제자금 상환을 승인했다는 소식은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3개월째 랠리에 따른 가격부담과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 등이 지수의 상승을 제한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763.06으로 전일대비 1.43포인트(0.02%) 하락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73포인트(0.96%) 상승한 1860.13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29포인트(0.35%) 오른 942.43을 각각 기록했다.
◇10개 은행 680억弗 TARP 상환 승인
재무부는 이날 10개 은행들에 대해 총 680억달러 규모의 TARP 구제자금 상환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번 상환 승인은 미국 금융권 회복에 있어 고무적이지만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구제자금 상환이 승인된 은행들의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CNBC 방송에 따르면 모간스탠리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스테이트 스트리트, 뱅크오브뉴욕멜론, BB&T, 노던 트러스트, US 뱅코프, 캐피탈 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는 제외됐다.
은행들의 TARP 조기 상환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 가을 촉발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 7000억달러의 TARP를 조성, 은행들에 투입했다.
◇금융주 혼조-기술·상품주 강세
10개 은행의 TARP 상환 승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금융주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TARP 상환 승인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골드만삭스(GS), 아멕스(AXP)는 각각 0.7%, 5% 올랐다. 반면 승인 명단에서 제외된 씨티그룹(C)은 0.3% 내렸다.
휴대폰칩 제조업체 TI(TXN)는 6.3% 급등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INTC)도 3.1% 오르는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TI는 이날 2분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종전 1센트~15센트에서 14센트~22센트로 높여잡았다. 매출액은 19억5000만달러~24억달러에서 23억달러~25억달러로 올렸다.
반면 전날 신형 아이폰 `아이폰 3GS`와 노트북 `맥북 프로`를 공개한 애플(AAPL)은 0.8% 하락했다.
에너지주인 셰브론(CVX)은 0.9% 상승했다. 프리포트-맥모란코퍼&골드(FCX)와 알코아(AA)도 4.4%, 3.5% 올랐다.
◇도매재고 `8개월 연속 감소`
미국의 도매 재고는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기업들이 경기후퇴(recession)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 소진과 생산 감축에 나서면서 재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4월 도매 재고가 전월대비 1.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8개월 연속 감소세. 감소폭은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2%보다도 컸다. 3월 도매재고는 1.8%(수정치) 감소했었다.
도매 판매는 0.4% 줄어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도매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은 1.31개월을 기록했다.
◇유가 7개월만에 70弗 돌파..달러 약세
국제 유가는 달러 약세와 원유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급등, 종가 기준으로 7개월만에 70달러선을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92달러(2.8%) 오른 70.01달러에 마쳤다.
WTI가 종가 기준으로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4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주요 통화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특히 유로에 대해서는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후퇴(recession)가 끝나간다는 전망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현상이 퇴색됐다. 골드만삭스가 유로화를 사들이라고 권고한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