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방향상실..다우 강보합·나스닥↓

하정민 기자I 2005.08.19 05:48:01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18일 미국 주식시장이 엇갈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우는 보합으로 마감했고 나스닥은 하락했다.

주식시장이 방향성을 상실한 하루였다. 다우와 나스닥 모두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당초 하락 출발한 다우 지수는 상승 반전에 성공했으나 마감 무렵 오름폭을 줄여 보합권으로 되돌아왔다. 나스닥 지수는 `인터넷 황제주` 구글의 전격적인 유상증자 소식으로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나스닥은 오후 장 초반 낙폭을 좁히는 듯 했으나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유가와 경제지표 등 주식시장 재료들 모두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62.25달러까지 떨어져 2주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장 막판 보합권으로 반등했다.

경제지표도 마찬가지다. 개장 전 발표된 컨퍼런스보드의 7월 경기선행지수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월가 예상치보다 낮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미국 북동부 제조업 경기의 바로미터인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지난 4월 이후 4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은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호전과 유가 하락을 발판삼아 상승폭을 넓히려고 애썼으나 구글 악재와 유가 반등 때문에 이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22포인트(0.04%) 오른 1만554.93, 나스닥 지수는 9.07포인트(0.42%) 낮은 2136.08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1.22포인트(0.10%) 내린 1219.02에 마감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2센트 오른 63.27달러를 기록했다.

◆구글 악재..기술주 일제 하락

이날 구글(GOOG) 주가는 1.79% 떨어졌다.

구글은 이날 1416만주의 보통주를 발행하겠다고 18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전날 종가 285.09달러를 적용할 경우 40억3700만달러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한 구글이 갑작스런 유상 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매우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구글은 조달 자금을 기업 인수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을 쉽게 납득시키지는 못했다.

전일 큰 폭 상승했던 컴퓨터 관련주 주가도 하락했다. 기술주 상승을 촉발시켰던 휴렛패커드(HPQ) 주가는 0.63% 내렸다. 게이트웨이(GTW)는 2.44%, 애플컴퓨터(AAPL)도 1.80% 내렸다.델(DELL)도 0.49% 하락했다.

전일 강세를 나타냈던 반도체 주도 약세다. 인텔(INTC)은 0.80%, 어플라이드 머티리얼(AMAT)는 0.55%씩 하락했다.

◆토미힐피거-노스웨스트는 급등

주식시장이 하락한 와중에도 일부 종목들은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경매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밝힌 유명 패션의류 업체 토미 힐피거(TOM) 주가는 10.86% 치솟았다. 힐피거는 사모펀드와 업계 바이어들의 인수 제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스턴스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노스웨스트(NWAC) 주가는 9.60% 뛰었다. 베어스턴스는 노스웨스트가 911 이후 고유가와 승객 감소 영향을 받지 않은 거의 유일한 업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담배회사 알트리아(MO)는 소송에서 이겼다는 소식에 3.73% 올랐다.

반면 신용카드 사업부 분사 계획을 철회한 모건스탠리(MWD)는 1.04%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는 17일 디스커버 카드 사업부를 매각하지 않는 대신 항공기 리스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고 밝으나 투자자들의 평가는 신통치 않다.

세계 5위 자동차업체 다임러 크라이슬러(DCX) 주가는 0.82% 하락했다.

다임러는 핵심 사업 부서인 메르세데스의 최고경영자(CEO) 에크하르트 코데스가 이달 말 회사를 그만둔다고 발표했다. 코데스는 새 회장에 오른 디터 제체와 차기 다임러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으나 권력 투쟁에서 패배, 사임이 기정사실화한 인물이다.

이 외 월스트리트저널은 크라이슬러가 `직원가 특별 할인판매`를 다음 달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라이슬러의 케빈 맥코믹 대변인은 "2005년형 모델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할인판매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지표 혼조..필 제조업 지수는 호조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혼조를 보였다. 미국 북동부 지역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연준은 18일 8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17.5를 기록, 7월 9.6을 대폭 상회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14.8보다도 좋았다.

그러나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7월 경기 선행지수는 0.1% 상승에 그쳤다. 당초 이코노미스트들은 0.3%의 상승을 예상(마켓워치 집계)했었다.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이윤과 가격전략에 대해 조심스러워진 것이 최근의 투자 및 고용 의욕에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자 수도 예상보다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이날 개장 전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 건수가 31만6000건으로 전 주보다 6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9일 주간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31만건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마켓워치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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