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금산분리 이슈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그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자리에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 정권에 금산분리 완화는 금기어에 가깝다. 자칫 대기업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 대통령이 금산분리 이슈를 먼저 꺼낸 것은 그 자체로 평가받을 만하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를 입법으로 뒷받침하기 바란다.
오픈AI는 7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협력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기로 했다. 주문량을 제때 대려면 HBM 공장 증축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기업이긴 해도 혼자 힘으론 벅차다. 방법은 있다. 두 회사가 펀드(금융)를 꾸려 나라 안팎에서 재원을 마련하면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현행법상 금산분리 벽에 가로막혀 있다. 이 대통령은 이 통로를 뚫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사이에 칸막이를 두는 금산분리는 논쟁적 이슈다. 40여 년 전 이 규제를 도입할 땐 명분이 섰다. 대기업이 계열 금융사를 사금고인 양 남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산분리는 자원 배분을 왜곡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돈에 딱지를 붙여 자유로운 이동을 강제로 막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산업자본에 대못질은 어리석다”는 소신을 밝혔으나 정치권은 외면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도 금산분리 규제는 손질할 필요가 있다. 될성부른 벤처를 보는 안목은 은행보다 기업이 낫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기업이 선투자하면 자본력이 풍부한 은행이 그 뒤를 따를 수 있다. 그러나 3년 전부터 허용된 CVC는 차입규모, 외부자금 출자 등에 제약이 큰 탓에 존재감이 미약하다. 금산분리는 전형적인 사전규제다. 이 대통령은 막고 보는 포지티브 규제를 일단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40년 전과 비교하면 세상이 달라졌다. ‘안전장치’를 두는 범위 안에서 금산분리 규제완화가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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