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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2005년 10월 삼성화재와 실손의료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6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 노원구의 한 한방병원에서 11차례에 걸쳐 입원 치료를 받았다.
쟁점은 병원이 ‘지인할인’ 명목으로 의료비를 깎아준 부분까지 보험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A보험사는 환자가 실제 지출하지 않은 할인 금액은 보상 대상이 아니라며 해당 금액의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며 원고 A보험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2심은 “약관 조항이 모호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돼야 한다”며 피고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할인으로 확정된 진료비용은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의 개별 약정에 따른 것”이라며 “피보험자에게 손해의 전보를 넘어 이득을 주게 되는 결과는 손해보험 제도의 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약관은 다의적으로 해석되지 않으므로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 판결에는 보험약관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실손의료보험이 실제 발생한 의료비만을 보상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본인부담상한액 초과분이나 위험분담 환급금 등 유사 사례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실손보험의 보상 범위에 관한 법원의 일관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