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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 100호점 돌파’ 홍우태 대표 “30년 앞선 日에 역수출”

김영환 기자I 2024.06.24 05:30:00

홍우태 세컨신드롬 대표 인터뷰
'공유 공간' 셀프스토리지 다락, 최근 100호점 돌파
미·일보다 시장 형성 늦어…첨단 ICT 접목으로 서비스 수준 높아
연내 日에 파일럿 점포 진출로 성공 가능성 타진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미국은 1960년대부터, 일본은 1990년대부터 이 산업이 시작이 됐었습니다. 시작은 늦었지만 더 고도화된 기술로 미국이나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홍우태 세컨신드롬 대표)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는 이용료를 내고 원하는 크기의 공간을 빌려 쓰는 일종의 개인 창고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업계 1위 다락을 운영하는 세컨신드롬이 이제 100호점을 갓 열었을 정도로 도입 초기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개인창고 대여산업이 일반화됐을 정도로 전형적인 선진국형 산업이다. 도심으로 인구가 몰리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좁아질 대로 좁아진 거주 공간에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짐을 외부로 옮겨 공간 활용을 높이는 데 셀프 스토리지가 활용된다. 최근 과기부가 셀프 스토리지를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승인하면서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시장 형성은 늦었지만 오히려 그 덕에 강점이 생겼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한 세컨신드롬의 다락 서비스는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형태다. 온도·습도 변화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100% 무인화를 통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홍우태 세컨신드롬 대표(사진=세컨신드롬)
홍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미국은 아직도 외진 곳에 가면 직원이 상주하면서 낡은 자물쇠를 열어주는 형태로 운영한다”며 “환기 시스템도 갖추지 않아서 (물건을 보관할) 상태가 아닌 곳들도 많다”고 ‘다락’의 비교 우위를 짚었다.

온도나 습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고가의 물건을 보관하기 꺼려질 수밖에 없다. 비싼 옷을 보관했는데 습도가 높아 곰팡이 핀다거나 상주 직원의 실수로 보관 물품이 사라지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날 수 있다. 100% 무인화를 이룬 다락은 100개 매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이 같은 위험을 사전에 방지한다.

사업 초기 건물 수도배관이 동파돼 막대한 손해를 입었던 것이 홍 대표를 더욱 단단하게 했다. 건물에서의 누수는 다락만의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홍 대표는 8개월 동안 신규 출점을 일제히 멈추고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섰다. 그는 “고객 물건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물건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한 게 죄송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홍 대표는 건물 수도관 위치 등을 모두 파악해 물이 지나는 설계를 파악했고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더라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IoT 센서도 설치했다. 사고가 났던 이듬해 강남역 일대가 모두 침수되는 수해가 발생했지만 다락은 고객의 물건을 완벽하게 지켜낼 수 있었다.

다락의 이 같은 기술력을 확인한 선진국 기업들은 후발주자인 세컨신드롬에 러브콜을 보냈다. 일단 거리가 가장 가까운 일본에서 다락 서비스의 가능성을 찾아보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에 파일럿 점포를 설치한다.

홍 대표는 “일본에서 무인으로 운영되는 다락 지점을 둘러보고 나서 기술 라이센스 등을 문의해와 파일럿 점포 개설에 나선다”라며 “파일럿 점포의 운영이 성공적으로 나타나면 본격적으로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일본에 이어 미국, 싱가포르, 홍콩 등 인구밀도가 높은 시장에서의 성공적 안착을 자신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1만4000여개 셀프 스토리지 매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는 지난해 기준 950개으로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 125억원을 기록했다”며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올해는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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