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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 4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 9015억원) 대비 8.8(4298억원)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전망치는 지난해 연말에 집계한 전망치(4조 7987억원)보다도 6.8%(3270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는 은행권의 홍콩H지수 ELS 배상액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홍콩ELS 만기도래액은 약 13조 5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은행은 이달 중으로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 ELS 손실에 대한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할 방침이다. 5대 은행과 SC제일은행이 올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충당금 규모는 2조원가량으로 추산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비용 절감에 나서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가장 먼저 꺼내 든 자구책은 ‘인력 효율화’다. 5대 은행의 상반기 채용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농협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크게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올해 상반기 채용 절차를 시작하고 약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250명)보다 60% 줄어든 수준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각각 250명씩을 뽑았으나 올해는 150명, 180명으로 채용 인원을 대폭 줄였다.
그나마 농협은행이 유일하게 지난해 상반기(480명)보다 10% 늘린 530명을 채용했다. 국민은행은 현재까지 상반기 채용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나 현 은행권 추세로라면 작년 상반기(250명) 규모를 넘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점포, 연평균 50개 이상 사라져
은행권의 디지털화 등 비대면화와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은행 점포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정보통계시스템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 수는 2019년 말 4661개에서 지난해 말 3926개로 735개 줄었다. 지난해 5월 당국이 마련한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으로 무분별한 은행 점포 폐쇄가 어려워졌으나 그럼에도 지난해 동안 63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특히 국민은행은 5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많은 252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5년 동안 연평균 50개 이상의 점포가 사라지는 셈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권의 홍콩ELS배상안에 따른 긴축경영의 우선 타깃으로 신규 채용이나 영업점 수가 속도감 있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두고 비용 줄여서라도 수익성을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다만 디지털화에 따른 불가피성을 들 순 있겠으나 청년실업과 금융취약계층을 도외시한다는 비난을 면하긴 어려울 수 있다”며 “따라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 실현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