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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총리실은 이날 “파키스탄과 이란은 대화와 외교를 통해 사소한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 이익을 위해 1월 16일 이전으로 관계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성명을 냈다. 파키스탄 외무부도 “양국 외무장관은 최근 상황에서 (긴장) 수위를 완화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란과 파키스탄 관계는 상대방 영토를 공습하며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 16일 이란은 수니파 분리주의 단체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이란과 인접한 파키스탄 영토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란은 전날에도 이라크와 시리아를 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이달 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마이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벌어진 폭탄 테러로 고조된 국내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역내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파키스탄 역시 지난 18일 파키스탄-이란 국경지역을 공습했다. 양국 교전으로 인명 피해를 본 건 민간인들이었다.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평가받는 두 나라가 충돌하면서 국제사회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에 미 백악관까지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까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대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양국을 물밑에서 봉합에 나섰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잘릴 아바스 질라니 외무장관과 한 통화에서 “파키스탄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우리도 존중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영토에 있는 테러리스트 근거지를 무력화·파괴하기 위해선 양국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양국 관계를 더는 악화시킬 뜻이 없다는 의미다.
양국이 긴장 완화에 합의하면서 이·팔 전쟁이 남아시아까지 번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양국 모두 전투기와 미사일을 동원한 전면전으로 상황이 격화된 데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모두 올해 총선을 앞두고 있기에 정면 대결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컸다.
중동·남아시아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하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 넘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