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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등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전문가들은 금통위에서 금리가 또다시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제연구소 연구원 등 전문가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보유 및 운용 종사자 100명(53개 기관 소속)을 설문한 결과에선 응답자 중 92명이 동결을 예측했다.
‘매파적(긴축 선호)’ 입장이 가미된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된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2.3%를 기록하며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치(2%)를 웃돌고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달부턴 물가상승률이 반등해 3%대로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근 물가 안정세가 금리 결정을 뒤집을 변수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해 “물가상승률은 8∼9월 다시 3%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불확실성도 부담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13.5%를 기록하고 있지만, 11월 금리 인상 확률은 37.9%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먼저 금리 인하 신호를 주기 어렵단 관측도 나온다.
가계부채 누증도 고민거리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이하 잔액 기준)은 전월보다 6조원 늘어난 1068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6월에 기록한 최대치를 한 달만에 갈아 치웠다. 4개월 연속 증가세로 전월(5조8000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이 총재는 22일 국회에서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 이하로 떨어지게 하고, 중장기적으로 90%, 80% 이하로 줄여가는 게 주요 정책 과제”라고 말했다. 한은은 1분기말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1.5%로 집계했다.
한달 사이 치솟은 환율도 부담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23일)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5.5원)보다 4.2원 상승한 1339.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금통위 정례회의가 열렸던 지난달 13일(1274.0원)보다 65.7원이나 환율이 높아진 것이다. 환율은 지난 17일엔 장중 연고점인 1343.0원까지 오르며 변동성을 키우기도 했다.
◇中 부동산 위기 여파…성장률 하향조정?
이날은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1.3%(중간값)로 집계됐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1.4%)를 밑돌았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을 두고 한은 기존 입장과 전문가들의 견해에 큰 차이는 없지만,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내년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대두된 중국 부동산발(發) 리스크가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향후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총재가 국회에서 중국의 더딘 경제 회복을 언급한 것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중국 경제 불안 장기화 등 외부 요인이 커지면 경제 전망을 수정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이 이를 시사한다.
물가상승률은 3.4%(중간값)로 전망됐다. 지난 5월 한은 전망치(3.5%)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불안, 공공요금 인상 이슈 등 상방 압력이 잠재해 있지만, 한은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한편 이번 주부터 임기를 시작한 유상대 신임 한은 부총재는 이승헌 전 부총재를 대신해 금통위에 참석한다. 유 부총재가 회의에서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