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시한 상품은 올해는 물론 역대 상장한 ETF 중 상장일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가장 많이 몰렸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이 16년간 지켜 온 아성에도 균열을 냈다. 공교롭게도 미래에셋운용이 밀어낸 상품마저 중국 증시 상승에 투자하는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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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는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K배터리 전쟁에 뒤늦게 합류한 미래에셋운용이 ‘초격차’를 벌린 모양새다. 지난 4월25일 국내 최초로 2차전지 한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소부장Fn’은 상장 당일 개인투자자 순매수 금액 84억원이 몰렸다. 이후 지난 4일에도 2차전지 4대 핵심소재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이 상장됐지만, 당일에는 개인순매수 74억원을 기록하며 선두주자의 벽을 넘지 못했다.
16년 만의 ‘왕좌 교체’도 주목된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줄곧 차지하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차이나(H)’가 미래에셋운용에 밀려 2위를 기록한 탓이다. KODEX 차이나(H)는 홍콩 증시 상승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 2007년 상장 첫날 331억원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TIGER 2차전지소재Fn이 378억원을 기록하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는 공교롭게도 미래에셋운용이 중국을 버리자 중국을 넘어선 모습이다. 앞서 박 전 이사는 미래에셋운용의 간판 상품인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를 향해 “애국심도 없느냐”고 집중 저격한 바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에 비해 기술력이 모자랄 뿐 아니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강력한 견제를 받아 성장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미래에셋운용은 K배터리 ETF를 출시하면서 ‘배터리아저씨 픽’ 종목을 포함해 기존 상품을 보완했다. TIGER 2차전지소재Fn은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에서 제외된 포스코홀딩스를 15% 비중으로 편입했다. 또 SOL 2차전지소부장Fn에서 최대 10%까지만 담을 수 있는 에코프로(086520)도 TIGER 2차전지소재Fn에선 15%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낮은 보수를 내세우기도 했다. TIGER 2차전지소재Fn 총보수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과 같은 0.39%로, SOL 2차전지소부장Fn(0.45%)보다 낮다.
김남기 미래에셋운용 ETF운용부문대표는 “일찍이 2차전지를 투자해 온 투자자들에게 양극재와 수직계열화에 집중한 포트폴리오를 선보여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