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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미국 완성차 업체인 GM이 손을 잡고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2차전지주 테마 위주로 상승한 모습이다. 특히 포스코케미칼(003670)은 11.09% 급등했다. 지난달 삼성SDI와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케미칼 등 비금속광물 업종은 장 중 9%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테슬라 판매 호조도 2차전지주 상승에 힘을 실었다.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비엠(247540)이 전날 주가가 20% 급등하며 시총 2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14위 수준이다.
◇반도체 연초 급등 이후 차익매물
다만 이번 주 들어서는 상승폭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7일(현지시간)에는 상원, 8일에는 하원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를 하는데,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파월 의장이 제한적 통화정책 기조를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상품과 주거비 부문에서 현재와 앞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지만, 향후 고용시장 서비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연준의 긴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2차전지와 반도체주가 급등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근 과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1.30%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도 0.89%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066970)가 각각 5.30%, 5.04% 하락 마감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 이후 본격적인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연초부터 과열돼가는 2차전지 섹터 내 이벤트·테마성으로 상승한 종목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2차전지 더불어 정유업종 주목
연초 랠리를 이끌어 온 2차전지와 반도체 다음 업종도 주목된다. 증권가에선 2차전지와 정유업이 동시에 호황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차전지와 정유는 모두 자동차 연료에 해당되며 한국 기업들의 주요 수출품이 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매출이 30년 가까이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정유 수요는 2024년을 고점으로 완만히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2차전지 매출액은 전기차 출하량에 연동되며 정유 매출은 ICE 등록대수에 연동되기 때문에 ‘2차전지+정유’ 산업의 글로벌 매출은 2050년까지도 연간 0~1%를 유지하거나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 차별화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지원이 나타날 수 있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며 규제 이슈에 노출된 산업은 잠시 피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에 철강, 비철 업종의 트레이딩이 앞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의 성장 정책을 감안해 2차전지(화학, 가전), 반도체, 플랫폼(소프트웨어)은 여전히 매수 후 보유해야 하는 업종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