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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택시 우대 의혹 카카오T…檢 고발까지 가나

강신우 기자I 2023.01.26 05:00:00

공정위, 내달 1일 전원회의 열어 심의 결론
온라인플랫폼 심사지침 첫 적용
경쟁제한·효율증대 효과 따질 듯
尹대통령 독과점 남용 엄단 강조
카톡 먹통사태 등에 엄벌 가능성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음 달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승객 ‘콜(승객 호출) 몰아주기’ 의혹에 종지부를 찍는다. 공정위가 앞선 2020년1월 택시 사업자단체의 카카오모빌리티의 불공정행위 의심 신고를 받고 조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이다. 이 단체는 승객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가까이에 있는 일반 택시가 아닌 멀리 떨어진 가맹 택시(카카오T블루)가 먼저 배차된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첫 新심사지침 적용…‘합리성의 원칙’ 통할까

25일 관가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 달 1일 전원회의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사건을 심의한다. 공정위는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과 비가맹 택시를 구분해 가맹 택시에 배차를 몰아주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조작한 것인지를 조사했고 이 업체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해 제재가 필요하다고 조사단계에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앱 호출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다.

이번 전원회의에선 공정위가 지난 12일부터 시행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이 적용된다. 이 심사지침을 활용하는 첫 케이스다.

앞서 공정위는 심사지침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와 같은 ‘자사우대’ 행위를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주요 행위(자사우대·최혜대우 요구·멀티호밍 제한·끼워팔기)의 한 유형으로 규정했다. 또 법 위반 심사 시 자사우대 행위에 따른 경쟁제한 효과와 소비자 후생 등 시장 효율성 증대 효과를 비교해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은 법에 규정된 위법 요건을 충족하면 불공정한 행위로 판단하는 ‘당연위법’ 원칙과 함께 위법 행위의 효율성 증대효과가 경쟁 제한 폐해보다 크다고 인정되면 처벌을 면하는 ‘합리의 원칙’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이번 카카오T 사건을 위법하다고 봤지만 사업자 입장에선 소비자 후생 증대 등 시장 효율성 증대 효과가 더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전원회의에선 위원들이 당연위법에 더해 이 같은 상반된 주장에 대해 합리의 원칙에 따라 비교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카톡사태로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檢고발 관측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작년 5월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알고리즘을 변경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어 “최근 플랫폼 산업에 대해 창의적인 활동을 차세대 성장동력이 아닌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며 대립각을 세우는 분위기가 형성된 듯해 안타깝다”고 했다.

작년 9월에는 카카모모빌리티의 독립기구인 모빌리티투명성위원회가 카카오T 데이터 17억 건을 분석한 결과 ‘가맹 여부에 따라 택시 영업을 차별하는 알고리즘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는 대응 논리 마련차원에서 재차 경제 분석을 진행했고 연내 심의도 올해로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리란 관측이 나온다. 작년 10월 이른바 ‘카카오톡 먹통’ 사태와 간접적으로 맞물린 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남용 문제를 언급하면서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도 작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택시 플랫폼시장이) 독점화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이윤 창출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히 조사해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3년 전의 것이지만 카카오 사태로 정치적 사안으로 전환하면서 공정위도 당연위법 원칙에 더해 합리의 원칙까지 아울러 살피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위법 판단 하에 검찰 고발에 나서리란 관측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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