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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당시 9564명에 이르는 직원들에게 주당 30만원씩 총 815만4518주를 배정했다. 1인당 평균 2억5560만원을 투자해 852주를 배정받은 셈이다. 이후 퇴사 등으로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 수는 소폭 줄어들어 작년 9월 말 기준 792만4939주로 변동됐다. 20일 종가인 46만9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3조7208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1년의 의무보유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주식을 무조건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원들은 주당 16만9500원에 이르는 차익을 얻어 1인당 1억4400만원의 이득을 본 만큼, 우리사주조합 보유분의 상당 수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기준금리가 3.50%까지 뛰어오르며 대출금리의 압박도 커진 만큼,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은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주식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LG에너지솔루션은 유통주식 수가 비교적 작은 편이라 우리사주의 보호예수 해제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우리사주조합 보유 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수 2억3400만주 가운데 3.4%에 불과하다. 하지만 발행주식 가운데 대주주 지분 등을 제외한 실제 유통물량에 견준 우리사주의 비율은 무려 23.1%나 된다. 대주주인 LG화학의 지분율이 81.84%나 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사주의 대량 매도를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공매도 세력도 모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22.56%로 국내 2691개 상장사 중 2위에 달한다. 대차잔고 역시 2조에 육박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적인 주가 전망은 변함없이 긍정적이란 평가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유럽, 중국 중 수요 둔화가 완화하고 미국 중심의 외형 성장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주가는 오는 30일 우리사주조합의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 이슈가 일단락된 후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테슬라 중심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와 오버행 이슈로 주가는 부진했으나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한 올해 실적 불확실성 완화 및 우리사주 오버행 이슈 해소 국면 이후 2월부터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