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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따라 향후 담배 구매 가능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뉴질랜드 국내에서도 담배 ‘음성거래’를 우려해 반대 여론도 크다. 그러나 특정 연령부터는 성인이 돼도 아예 연초 담배를 못 사게 하는 효용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다만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구매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기업들의 연합인 전자담배협회총연합회 관계자는 “뉴질랜드의 강경 금연 정책에서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등 비연소 제품은 제외됐다는 사실은 잘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일시에 니코틴 제품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판단 아래 전자담배를 덜 유해한 대안으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담배연기 없는 2025’ 플랜에 따라 2025년까지 성인 흡연율을 5% 이하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성인 흡연율(2020년 기준)이 16.0%인데 반해 지난해 11월 기준 뉴질랜드의 평균 흡연율은 8.0%. 2년 후까지 3%포인트 이상 흡연율을 더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전자담배는 태우지 않기 때문에 연초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연구 결과는 해외에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담배 자체에 대한 혐오 여론 때문에 전자담배의 위해성 저감 효과를 묵인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과학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전자담배의 유해성 경감 효과에 따라 대안으로 인정하는 한편 차등적인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뉴질랜드의 사례를 통해 비연소 제품은 일반 담배와 다르며 불에 태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잠재적으로 덜 유해한 제품이라는 주장의 근거를 다시 확인할 수 있다”며 “흡연을 지속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에게 덜 해로운 대체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공중 보건에 대한 상식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많은 전문가와 보건당국에 의해 전자담배가 점점 더 받아들여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와 관계자들의 관심 및 정책 반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비연소 제품의 보급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담배 중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은 도입 초기인 2017년 2.2%에서 작년 상반기 14.5%까지 급등했다. 국내 시장은 2017년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출시 후 ‘아이코스 천하’였으나 KT&G ‘릴’과 BAT로스만스 ‘글로’까지 시장에 진입하며 각축전을 벌였다. 한국필립모리스와 KT&G(033780)는 작년 말 각각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