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베어마켓랠리? 외국인, 이달 2.8조원 싹쓸이

김인경 기자I 2022.10.27 05:39:16

코스피, 10월 들어 4.36% 오르며 2250선 ''바짝''
''컴백''하는 외국인, 10월 중 단 하루만 순매도
美 속도 조절론 부각한 7월 베어마켓 랠리와 유사
"태조이방원·낙폭과대 IT주 주목…단 11월 FOMC 전까지"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지수가 22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달 들어서만 4.36% 상승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에 급급하던 미국이 서서히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싹트자, 외국인들이 슬쩍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 우리 증시가 반짝 반등한 ‘베어마켓 랠리(하락장 속 상승)’가 재연될 수 있다며 주도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이달 들어 하루 빼고 다 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49포인트(0.65%) 오른 2249.56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외국인이 6136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이 60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선 것은 지난 8월 31일(7453억원 순매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7억원 순매도를 한 단 하루(20일)를 제외하고 계속 코스피를 사들이고 있다. 이달 순매수 금액만 2조8989억원에 이른다. 지난 9월 2조1239억원을 팔며 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이 서서히 귀환하는 모습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외국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전망 속에 돌아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주요 인사들이 너무 빠른 금리 인상은 경기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국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린 후, 12월에는 이보다 낮은 50bp 인상을 선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 강세 현상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났고 외국인 자금 이탈에 코스피가 하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서서히 증시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7월 베어마켓 랠리 데자부? 태조이방원 다시 주목

지난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이어진 베어마켓 랠리에서 코스피는 6.36% 상승했다. 당시 인플레이션 정점론과 함께 연준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강한 금리 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잭슨홀 발언’을 계기로 베어마켓 랠리는 막을 내리게 됐다.

시장에서는 거시 환경이 그대로인 가운데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로 오르는 이번 상승이 7월 베어마켓 랠리와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당시 상승세를 주도한 ‘태조이방원(태양광, 조선, 2차전지, 방산, 원전)’과 정보기술(IT)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성장세가 보이거나, 그동안 과도하게 내린 ‘낙폭과대’ 종목으로 매기가 몰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베어마켓 랠리 구간(7월1일~8월26일)에서 25.47% 상승한 코스피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10월 들어 이날까지 53만6000원에서 56만2000원으로 상승하며 24.03% 올랐다. 지난 베어마켓 랠리 동안 10.15% 오른 삼성SDI(006400) 역시 이달 들어 54만6000원에서 67만7000원으로 뛰어오르며 22.39% 강세다.

낙폭과대주로 주목받는 반도체주 삼성전자(005930)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1조4263억원을 쓸어담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10월 초 대비 11.86% 상승하며 5만940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지난 여름 베어마켓 랠리가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마무리됐듯 이번에도 방망이를 짧게 쥐고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 고물가에 대한 우려가 대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인해 연준 내 금리 인상 속도 확대론에 불이 붙으면 지난 8월 말처럼 외국인의 매수세가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결과 발표 전까지 이같은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여전히 물가 압력이 높아 FOMC에서 매파(긴축 옹호) 발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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