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장단 워크샵)
“전반적 체질 변화와 기존 유통과 석유화학을 넘어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장단 회의)
삼성, SK, LG,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이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최근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맞물려 투자 보류에 나섰던 보수적인 기류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등 신수종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재편을 통해 경기침체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판도를 바꾸는 존재)를 노린 전략적 포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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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는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와는 상반되는 움직임”이라며 “그럼에도 재계에서는 지금의 위기가 ‘골든 타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현 시점이 글로벌 경기침체인 동시에 에너지와 첨단 기술 등을 중심으로 한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급감한 것을 비롯해 국내 상장사 180곳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217조원대를 기록했던 이들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 총합은 올해 200조원을 넘기지 못하고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10년 치 돈을 벌었다”는 화학사들은 올 들어 수익이 반 토막 넌 상태며 수급 불안을 겪던 반도체 산업은 감산 등 한파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신성장동력 중심으로 사업재편을 하지 못하면 위기가 끝난 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의 고금리 정책이나 고환율 기조 등은 언젠가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끝나는 것은 또 대외 경제의 정상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고 현금 유동성을 갖춘 기업이라면 지금이 배터리, 바이오 등 혁신 산업에서 기술을 선점하고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적기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