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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락 속 정유株 웃은 이유는

이지현 기자I 2022.05.10 05:00:00

G7 정상 러 석유 수입 금지 결의
油 공급 차질 가격 강세 불가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스피지수가 1%대 하락한 가운데 정유주가 상승세를 유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이 자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의하면서 국제원유 시장에 공급 차질 우려가 재차 부각한 점 등이 국내 정유주의 상승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원유 수출입, 운송 및 저장과 석유제품을 생산 중인 정유 주요 3개사는 평균 1% 상승했다.

GS(078930)는 전 거래일보다 1.57%(750원) 오른 4만8450원에 마감했다. 장중 3.46% 상승하며 1년만에 5만원대 진입을 노리기도 했지만, 매크로 이슈에 따른 코스피 시장 하락에 결국 상승폭을 줄이면서 1% 상승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전 거래일보다 0.99%(2000원) 오른 2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73% 오른 20만6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S-Oil은 0.45%(500원) 오른 11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2.70% 오른 11만4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날 정유 3사의 특징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2284억원을 덜어냈다. 그러면서도 S-Oil 176억원어치, GS 9억원어치, SK이노베이션 10억원어치 등을 담았다.

이같은 매수세는 글로벌 공급차질 장기화 전망에 따른 유가 인상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G7 정상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세 번째 화상 정상회의 뒤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가 의존하는 핵심 서비스를 차단해 러시아 경제의 모든 부문에 걸쳐 고립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럽연합집행위윈회도 6개월 이내에 러시아산 원유를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제품을 수입 금지하는 6차 제재안을 제안했다. 러시아산 원유공급차질량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요국의 강경한 제재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인도분은 배럴당 109.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류세 인하가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달 29일(104.69달러)보다 배럴당 5달러 이상 뛰었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112.39달러로 3달러 가까이 올랐다. 국내에서는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20%에서 30%로 확대됐음에도 휘발윳값은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이 원자재 가격 하방압력으로 작용해왔지만, 현재 국제 원유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력이 제한적인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앞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 회원국들의 경우 증산할 생각이 전혀 없는 모습”이라며 “사우디와 UAE 입장에서 미국과의 정치적 갈등 이슈도 있겠지만, 섣부른 증산이 OPEC+ 주요 회원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의 관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OPEC+ 내 전체적인 신뢰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경유 경우 러시아 의존도가 약 40~50%에 달해 통상 금지가 실행될 경우 최근 수급 타이트, 재고부족에 따른 가격 강세 장기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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