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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실적 부진’ 中사업 재편…‘철강 사업’ 최소화

박순엽 기자I 2021.11.17 05:10:00

중국 저가 공세에 경쟁력 잃자 철강사업 축소
원자재 수급 불안·전력난 등도 원인으로 꼽혀
법인·생산시설 매각엔 “고려대상 아냐” 선그어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동국제강이 2015년 합병 이후 지난해까지 총 700억여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중국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경쟁력을 잃은 철강 사업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물류 등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추가 사업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16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중국법인 DKSC(Dongkuk Steel China)는 최근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든 철강제품의 생산·판매를 중단했다. 법인 내 주요 사업이었던 철강 사업에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철강 사업 규모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DKSC의 실적 부진은 장기간 진행돼 왔다. DKSC는 지난 2001년 동국제강의 자회사였던 유니온스틸의 현지 법인으로 설립된 이후 중국에서 아연도강판·컬러강판 등을 생산·판매해왔지만, 2010년대 들어선 중국 시장 내 철강제품의 공급과잉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중국 업체들이 2015년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전략에 따라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합병 등으로 덩치를 키우자 실적은 더욱 악화했다. 압도적인 생산량을 자랑하는 중국 업체들이 저가 철강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또 동국제강이 중국법인을 통해 생산하는 컬러강판 등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프리미엄 제품들과는 달리 공장·농가 등에서 쓰이는 범용성 제품이기 때문에 수익성도 낮다는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

동국제강이 2015년 유니온스틸을 합병하면서 함께 흡수 합병된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연 순손실 규모는 2015년 91억원에서 2016년 272억원으로 늘어났고 2017년 21억원으로 규모를 줄였지만, 2018년 121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이후 2019년 74억원, 2020년 110억원 등의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으로 말미암아 중국 내 고로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제한·중단하자 원자재 수급에 어려움이 생겼고, 전력난으로 직접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 점도 철강 사업 축소를 결정하게 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동국제강은 현지 법인을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동국제강은 그동안 실적 부진을 이유로 몇 차례 등장한 ‘중국법인 매각설’에 대해서도 부정했다. 제품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기는 했으나 중국 내 철강제품 생산라인 철수나 매각 등을 검토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언제든 철강 사업을 다시 재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DKSC는 연산 12만t 규모의 컬러강판 라인 1기와 총 27만t 규모의 아연도강판 라인 2기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확장·유지하는 것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개념”이라면서도 “중국 내 철강 사업을 최소화하는 건 맞지만, 완전히 철강 사업을 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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