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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김정유 기자] 국내 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자동차(005380)와 한화시스템(272210), LIG넥스원(079550), 대한항공(003490) 등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9월 UAM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부를 신설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사장을 영입, 이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또 같은 해 11월 미국 LA에 UAM을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증 사업을 위한 법인 ‘모션 랩(MOCEAN Lab)’을 설립했다. 지난 2월에는 UAM 기체 개발 및 선행 연구개발 업무를 이끌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항공전문가인 벤 다이어친을 기용했다.
현대차의 UAM 비전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PBV(목적기반 모빌리티)·Hub(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또 우버와의 협업을 통해 만든 실물 크기의 PAV(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을 공개했다. ‘S-A1’은 전기 추진 방식의 수직이착륙기로 날개 15m, 전장 10.7m 크기로, 조종사를 포함한 5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총 8개의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있으며 최고 비행 속력 290km/h로 최대 약 100km를 비행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UAM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7월 UAM 시장 진출을 공표한 데 이어, 지난해 2월부터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관련해 신사업부도 출범시키며 UAM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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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은 현재 오버에어의 ‘최적 속도 틸트로터’ 특허기술을 기반으로 버터플라이의 상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경량 복합재와 고효율 공기역학 기술로 기존 틸트로터 기체보다 최대 5배의 효율을 자랑하는 기술로 2024년까지 기체 개발을 마치고, 2025년에는 서울-김포 노선 시범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오는 2030년 에어모빌리티 사업 매출로 11조4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UAM 시장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 협력 관계도 확대 중이다. 올 1월 한국공항공사·SK텔레콤·한국교통연구원과 ‘UAM 사업 협력을 위한 4자 업무협약(MOU)’을 맺고 분야별 핵심 플레이어와 UAM 사업모델 및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UAM 기체개발, UAM 이착륙터미널인 ‘버티포트’ 인프라, 운항 서비스, 모빌리티 플랫폼 등에 이르기까지 ‘UAM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골자다. 한화시스템은 공항공사와 에어택시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도심항공교통용 터미널 버티포트의 상위개념인 세계 최대 규모 ‘버티허브’도 김포공항에 구축키로 합의했다.
LIG넥스원도 UAM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인 ‘자동비행과 원격조정 비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200kg급 카고 드론 기술 개발’ 수행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해당 기술이 개발되면 UAM 상용화 및 군용 수송드론으로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기술 협력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자율주행 메밀리티 스타트업 포티투닷과 자율주행 센서 기술 고도화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UA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UAM 항공교통관리 시스템 개발 TF’를 꾸렸다. 대한항공은 직접 기체를 제작하는 대신 항공 교통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김석균 한화시스템 UAM 사업부장은 “에어모빌리티 사업은 시간 싸움이다. 세계 시장에선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며 “자체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에어택시 기체와 자율비행 서비스·인프라 기술을 가진 해외 우수 기업과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