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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은의 중국상장사 읽기]비싸도 잘팔리는 마오타이, 주가는 왜 맥을 못 추나

신정은 기자I 2021.05.04 05:00:00

돈많은 중국인들 선망의 대상된 마오타이
한병에 25만원, 두배 줘도 못구해
1분기 매출 11% 늘었지만 예상 밑돌아
中증권사 여전히 ''매수'' 의견 유지

[중국상장사 읽기]는 이데일리 베이징 특파원이 중국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상장 기업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단순한 투자 정보보다는 산업 현황과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중국 대표 바이주 마오타이.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에서는 “주식을 모르면 마오타이(종목명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600519)를 사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개미투자자들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사모으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약 2조5200억위안, 한화 435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486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구이저우마이타이의 기업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말에는 시총이 코카콜라, 도요타자동차는 물론 대표적인 소비재 업체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넘어서며 전 세계 소비재 업체 중 가장 덩치가 큰 기업 중 하나로 주목받기도 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중국 대표 고급 바이주(白酒)인 마오타이(茅台)를 만드는 회사다. 마오타이 제품은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상품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

마오타이의 가장 대표적인 53도의 500㎖ 페이톈(飛天) 마오타이 제품은 출고가격이 1499위안(약 25만원)이지만 시장에서는 두 배로 값을 더 줘도 구하기 어렵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권력자들이 즐겨 마시면서 선망의 대상이 됐다. 최근엔 소득이 늘어난 남성 고객을 중심으로 마오타이 구매가 늘고 있다. 워낙 상품이 귀하다 보니 소장용 또는 투자용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오래된 술일수록 가격은 더 치솟고 있다.

마오타이 주가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인들의 소비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지난해에만 약 70% 올랐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올해 2월 춘제 직전까지는 30%가 추가로 올라 사상 최고치인 2601위안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현재는 2000위안대에 움직이고 있다.

마오타이 주가추이. (자료=둥팡차이푸)
마오타이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72억7100만위안(약 4조67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4% 늘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280억위안에는 소폭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9억54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7% 증가했다. 이익률이 무려 50%에 육박한 수준이다. 그러나 순이익 증가율로 보면 2015년 이래 최저치다. 마오타이 측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면서 세금과 공과금 등이 대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오타이 주가는 지난달 28일 2.5% 하락한 데 이어 사흘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30일 2006.78위안에 마감했다.

마오타이 주가가 이번 주 2000위안 아래로 떨어질지 아니면 반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대부분 증권사는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 이후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마오타이의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안신증권은 “3월 일부 제품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2분기 가격 인상 효과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둥팡증권은 “분기 이익증가율 둔화는 출하 시기의 영향을 받았다”며 “단기적인 실적 파동은 크게 우려하지 않으며 장기적인 성장 공간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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