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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데일리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공기업(36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공기업 15곳이 적자가 발생했는데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6502억원을 지급했다. 적자가 난 이들 공기업의 임직원들이 받은 1인당 평균 성과급은 1408만원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영업 타격을 입은 공기업들의 적자폭이 컸다. 2019년 33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강원랜드는 휴업 등 영업 차질로 작년에는 당기순손실 2759억원을 냈다. 역시 영업제한에 타격을 입은 마사회도 전년 1449억원 순이익에서 지난해에는 4368억원의 적자를 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8634억원의 순이익에서 4229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같은 적자 속에서도 이들 기관 임직원은 지난해 평균 14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으로 총 291억원, 강원랜드는 390억원, 한국마사회는 197억원을 지급했다. 이들 기관 임직원이 지난해 1인당 평균 1803만원, 1104만원, 351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이다.
에너지 공기업들도 성과급에서 무풍지대였다. 이들 공기업은 지난해 코로나19,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적자 폭이 커졌는데도 성과급은 예정대로 지급됐다.
한국가스공사는 2019년 583억원 순이익에서 지난해 1607억원 적자를, 한국남동발전은 327억원 순이익에서 14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이들 기관도 지난해 총 578억원, 538억원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각각 지급했다. 임직원 1명당 평균 1413만원, 2170만원의 성과급이 돌아간 것이다.
특히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조 4392억원으로 전년(1548억원)대비 크게 확대되면서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그런데도 석유공사가 지난해 임직원 전체 성과급으로 지급한 규모는 227억원에 달했다.
◇결국 세금으로 부담…공공부문 고통분담 역주행
이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현행 성과상여금 규정에 따른 것이다. 성과상여금은 경영평가 성과급과 자체 기관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경영평가 성과급은 기관이 C등급 이상을 받는 경우차등지급된다. 전년 경영평가 결과가 이듬해 발표돼 지급되는 구조다.
일례로 석유공사는 전년 경영평가를 C등급을 받아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84억원을 지급했다. 여기에 석유공사 자체적으로 편성한 성과급 142억원을 얹었다. 이 결과 경영평가에서 C를 받아도 임직원 1인당 평균 1734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규정대로 진행한 것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무 상황 외에도 다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라며 “기관 자체적으로 내부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해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실 경영 등으로 많게는 수조원의 적자를 낸 공공기관에 수백억원 씩 성과급을 주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국민의 세금 부담만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공부문이 코로나19에 고통분담을 한다고 해놓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공기업 부채는 397조 9000억원에 달했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공기업 부채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공기업 손실 요인을 명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기관 자체의 문제일 경우 이를 성과급과 연계되는 경영평가에 반영해 경영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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