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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인어공주의 재림… 네이버웹툰 ‘고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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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0.05.02 06:00:00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 모티브, 일제시대 배경 접목
몸종 수아가 한 명의 인간이 돼 가는 과정, 스토리 전개 탁월
수준 높은 나윤희 작가 작화도 눈길, 치미한 시대적 고증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고래별’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가장 비극적인 동화로 유명한 작품이다. 인어공주는 자신의 목소리를 희생하는 대신 인간처럼 두 다리를 얻으면서 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물거품이 됐다는 결말, 하늘로 승천했다는 결말 등 다양한 끝맺음을 보이는데 모두 왕자와 사랑의 결실은 맺지 못한채 막을 내린다. ‘인어공주’는 비극과 판타지가 결합한 대표 동화인만큼 그간 애니메이션, 소설 등 다양하게 각색돼 재탄생됐다. 네이버웹툰 ‘고래별’은 ‘인어공주’를 가장 한국적이자, 세련되게 재탄생시킨 웹툰이다. 일제시대 배경으로 ‘인어공주’ 모티브를 딴 웹툰이라니. 처음엔 선뜻 와닿지 않지만 작가의 스토리 전개를 접해보면 감탄사와 함께 무릎팍을 치게 된다.

주인공은 일제시대 친일파 대지주 여씨네의 몸종인 ‘허수아’다. 까막눈에 글도 못쓰는 수아는 어느날 군산에서 의거를 시도하다 총상을 입은 항일운동가 ‘의현’을 만난다. 부상을 당한 의현을 수아가 구해주면서 인연은 시작된다. 의견에게 남다른 감정을 갖게된 수아는 그를 도와준다. 의현이 부탁한 서신을 다른 항일운동가에게 전달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해가 쌓이면서 수아는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의현의 동지인 ‘해수’가 친일파 몸종인 수아가 자신들의 말을 엿들었다며 그녀에게 양잿물을 먹인다. 결국 수아는 목숨은 구제했지만 말을 못하는 벙어리가 된다.

이처럼 웹툰은 자연스럽게 동화 ‘인어공주’의 스토리를 작품에 대입시킨다. 주인공이 인어는 아니지만, 본인을 ‘물고기’라고 표현하고 양잿물로 벙어리가 되는 부분까지 동화를 현실적인 전개로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수아의 주인인 여씨의 여식 ‘윤화’는 아버지의 일반적인 혼담에 반항해 자결하고, 혼자가 된 수아는 복수를 위해 해수를 찾는다. 복수를 위해 경성으로 달려간 수아는 그곳에서 야학선생으로 활동하는 의현과 만나게 되고 그에게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인어공주가 인간이 되듯, 수아는 여성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각성을 하게 된다. 이미 목소리를 잃으면서 자유를 얻게 된 수아의 앞날은 과거와 달리 자신이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고래별’은 수준 높은 작화를 자랑한다. 순정만화풍의 작화에 시대적 고증까지 치밀하게 진행하면서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 시간에 쫓겨 만든 웹툰이라기보다는 한땀 한땀 공을 들인 듯한 느낌의 웹툰이다. 웹툰 말미엔 나윤희 작가의 삽화가 종종 들어가는데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나윤희 작가는 2014년 9월 ‘눈 먼 정원’으로 데뷔,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이후 지난해 6월부터 세 번째 작품 ‘고래별’을 연재 중이다. 작품 배경, 스토리, 작화 등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고래별’은 ‘웰메이드 웹툰’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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