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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서'받은 트럼프 "金도 나도, 韓美훈련 마음에 안 들어"

이준기 기자I 2019.08.10 03:14:34

김정은, '잇단 미사일 도발, 韓美훈련 때문' 사실상 인정
트럼프 "나도 좋아하지 않아…왜냐면 돈 내기 싫기 때문"
"우린 또 다른 만남 가질 것으로 본다"…北美협상 낙관론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3장짜리 친서를 받았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재개에 대해 낙관론을 설파했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19-2 동맹’에 반발, 잇따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도발을 강행하면서 불거진 북·미 간 교착국면이 이번 친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 위원장의 친서와 관련, “매우 아름답고 긍정적인 편지였다”고 설명한 뒤, “우리(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는 또 다른 만남을 가질 것으로 본다”며 북·미 협상 재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지난 6월30일 이른바 ‘판문점 회동’에서 김 위원장과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2∼3주 내에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아직도 협상 재개 시점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친서에는 최근 2주간 4차례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설명도 담겼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 위원장)는 시험이, 워게임(war games·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도 했다. 이는 사실상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이 오로지 ‘19-2 동맹’ 때문이며, 북·미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한 건 아니라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확히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왜냐면 돈을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훈련 비용을) 돌려받아야 하고, 나는 한국에 그렇게 말했다”며 한국 측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틈만 나면 비용문제를 들먹이며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제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자신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고도 밝힌 바도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워게임’으로 지칭했는데, 취재진이 ‘북한이 쓰는 용어 아니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 용어”라고 반박하기도 했었다. 향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양 정상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또는 축소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공산이 커진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커다란 테스트였기 때문에 허가했다”며 “다양한 영역을 한국에 넘기는 것이고, 그래서 나는 좋다”고 언급했다. 이번 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의미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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