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 고기에 다양한 소스로 즐기는
와인 콜키지 무료에 착한 가격까지
까다로운 입맛 사로잡은 청담동 핫플레이스
| 두툼한 고깃살과 함께 즐기는 버섯, 고추 맛을 즐기다 보면 순식간에 시간이 흐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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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고깃집 맞아?” 스피커로 울려 퍼지는 음악, 마치 카페에 온 듯 최신 팝이 들린다. 간혹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하우스뮤직도 섞인다. 대한민국의 멋과 맛의 집결지인 서울 청담동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고수’의 저녁 풍경이다.
‘고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정확히 말하면 학동사거리에 있다. 바로 앞에 오래된 중식당 이닝 등이 포진한 골목에 터 잡고 있다. 웬만한 멋이나 맛으론 배겨나기 어려운 장소다.
‘고수’는 말 그대로 ‘맛의 고수(高手)’를 노리는 돼지고기 브랜드다. 바로 인근에 있는 소고기 브랜드 ‘네모집’이 선보인 가게다. 프리미엄 미트 레스토랑(Premium Meat Restaurant)을 표방해 여느 고깃집과 달리 카페 분위기가 물씬 난다. 가게를 낸 임희준 대표는 “고수가 있는 장소는 멋도 있어야 하지만 맛없으면 바로 문 닫아야 하는 까다로운 입맛의 소비자가 많은 장소”라면서 “고기로 경쟁해야 하고, 다른 형태로 서비스해야 하는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고수는 주방 입구에서 어디서 몇 등급의 돼지를 공급하는지 원산지 표기를 붙여놨다.
임 대표는 애초 미국이나 유럽에서 생활용품을 수입하던 무역상이었다. 미식가인 터라 사무실 아래 자신도 먹고, 지인도 먹고, 거래처 손님도 먹을 고깃집을 차렸다가 운명적으로 고깃집 브랜드를 갖게 됐다. 소고기 전문점 ‘네모집’을 열었다가 맛있다는 소문이 나자 손님이 모여들자 분점을 내고 돼지고기 브랜드 ‘고수’까지 내게 됐다.
| 돼지고기 전문점이지만 자매 가게인 ‘네모집’에서 제공받는 최상의 소고기로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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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고기굽는 법은 특별하다. 센 불에 고기를 올렸다 버섯이나 고사리 등을 옆에 살짝 구워낸다. 부추·미나리 등 야채를 풍성하게 제공해 영양의 균형을 맞춘다. 육즙이 빠지지 않게 80%만 살짝 익혀서 구워먹는 게 요령이다. 입맛 까다로운 손님이 많은 동네여서 소스만 8개를 만들었단다. 소금·머스타드·생와사비 등 3종을 기본으로 바베큐·허브·된장 등 양념 소스를 갖췄다. 여기에 짭조름한 멸치 액젓과 특제 소스에 살짝 담근 고수도 맛이 있다.
육즙 꽉 찬 고기를 멸치 액젓에 살짝 찍어 불판에 5초 남짓 양념에 배도록 먹거나 고수를 토핑 삼아 몇 가닥 올리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사이드 메뉴인 치즈 뚝배기나 레몬 슬라이스를 곁들이면 여느 고깃집에서 맛볼 수 없는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고기를 다 먹은 후 한우 차돌 철판볶음밥이나 냉면을 빠뜨리면 안된다.
| ‘고수’의 고기는 8가지 특제 소스로 8가지 색다른 맛으로 변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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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중심지에 있음에도 가격이 참한 편이다. 최상급 한돈 목살이나 삼겹살 170g 1인분이 19000원이다. 다른 메뉴도 비슷한 가격이다.
고수의 또 다른 장점은 코르크 차지(Cork Charge)가 없다는 거다. 손님이 와인을 가져오면 잔을 무료로 제공한다. 저녁에 ‘고수’를 찾으면 테이블마다 와인 빈 병이 2~3개 쌓여 있는 이유다. 주변 고깃집이 병당 2~4만원 남짓 코르크 차지를 받는 것을 생각하면 마치 돈을 아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