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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하늘과 땅, 그들이 아직 싸우는 이유…강국진 '가락 81-7'

오현주 기자I 2019.06.28 00:45:00

1981년 작
색색 묻힌 붓으로 긋는 행위 반복해
쏟아지는 선이 빚어낸 입체적 평면
평생 시도한 변화·실험의 한 줄기로

강국진 ‘가락 81-7’(사진=금산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선이 쏟아진다. 아래서 또 위로. 마치 하늘의 기세와 땅의 기세가 맹렬히 싸우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 강국진(1939∼1992)의 ‘가락’ 시리즈 중 한 점인 ‘가락 81-7’(1981)이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의 ‘선조’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색색을 묻힌 붓으로 긋는 행위를 반복해 입체감이 도드라진 평면을 만들었다. 평생 그가 시도한 변화·실험의 다른 줄기도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타계 직전까지 집중한 ‘역사의 빛’ 시리즈. 좌우로 분할한 화면에 선조와 전통, 도상과 자연 등을 병치해 과거와 현재, 빛과 어둠, 낡은 것과 새로운 것 등을 대조했더랬다.

작가는 한국 현대미술사에 혁신의 ‘최초’들을 새긴 이로 기억된다. 최초의 행위예술가, 최초의 테크놀로지 아티스트, 최초의 판화공방 운영자, 최초의 집단창작스튜디오 구현자 등. 기성화단이 미처 따라잡을 수 없었던 간극이 새삼 아쉽다.

7월 5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로 금산갤러리서 여는 회고전 ‘오마주! 강국진-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17×91㎝. 유족 소장. 금산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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