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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찾은 헬리오시티는 올해 초 ‘입주 대란’ 우려와 달리 어느새 신축 아파트 단지 특유의 활기로 가득찬 모습이었다. 지하철 8호선 송파역 3번 출구와 맞닿은 주출입구1 인근 상가에는 부동산중개소 외에도 병원과 은행 등이 입점해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지 내 중앙 지하에 마련한 실내수영장과 사우나 등의 편의시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가락초등학교와 송파책박물관 등이 인접한 5구역과 3구역 내 상가는 입점해 있는 점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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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에 따르면 연 초 입주를 시작한 헬리오시티의 3월 3주차 현재 입주증 수령률은 80% 정도이며 실제 입주율은 이보다 적은 69% 정도다. 다음주 입주가 대거 몰릴 예정인 가운데 전세 매물이 거진 소화되면서 전셋값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A공인중계사 관계자는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49㎡는 전세가 6억, 84㎡는 7억, 110㎡는 8억원짜리가 지금 가장 저렴한 물건”이라며 ”어느 정도 소화가 되면서 오름세”라고 전했다. B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량이 처음 풀렸던 지난해 초 만 해도 84㎡ 시세가 8~ 9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5억 후반까지 떨어지더니 지금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헬리오시티는 미니신도시급이다보니 주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입주 초부터 관심이 쏠렸다. 입주 초에는 한꺼번에 전세, 매매 물량이 풀린데다 9·13 대책으로 대출 등 규제가 강화돼 잔금 납부에 압박을 받은 집주인들이 전세가를 낮춰 내놓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배정을 위한 전입 마감일인 2월 중순이 지나면서 전세 시세는 완만한 회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실제 입주자들과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평가다.
지난 1월 2구역에 전용 84㎡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한 장지영씨는 “발품을 팔아보니 인터넷에 나와 있는 시세보다는 높은 편이었고 지금은 1월보다 더 시세가 올랐다”며 “융자 유무와 구역, 층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꽤 컸고 당시 84㎡의 전세 6억원 매물은 융자가 있거나 위치가 좋지 않는 매물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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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셋값 안정화 계속될까?
헬리오시티는 2015년 11월 분양 당시 3.3㎡(1평)당 분양가액이 평균 2626만원이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매매시세는 평균 4503만원이다.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은 42% 정도에 형성돼 있다. 헬리오시티가 입주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3년 4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진 49.9%였다. 2018년 1월까지만 해도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율이 61%였던 것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따라서 헬리오시티는 강남의 아파트 전세 시세를 낮췄다는 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강남권 아파트 전세 시세가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계속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헬리오시티 인근 진주아파트(1507가구)가 3월 말부터 이주를 앞두고 있고 지난 1월 말부터는 신천동 미성크로바 아파트(1350가구)의 재건축 이주가 진행 중이다. 송파구 일대의 전세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시세가 반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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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강남권 전세시장은 안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입주물량이 많다보니 세입자의 교섭력이 더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 빅데이터랩장은 “앞으로 강동과 하남, 미사 강변까지 합치면 1만37000여 가구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전세 실수요자들에게 기회는 많다”며 “범 강남권 입주를 기대한다면 올해가 적기이지만 2년 후 전세가가 강남시세와 연동해 올라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