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단행한 미래에셋대우 조직개편에서 IB부문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 사장에 오른 김상태(사진) 대표는 “막강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초 7000억원 추가 증자하면서 자본금 8조원을 넘겼다”며 “과거에 비해 고유계정을 활용할 수 있는 체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 든든한 자본금…해외 부동산·기업 직접투자 늘릴 것
미래에셋대우는 올 들어 든든해진 자금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 투자는 전체 자본금의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난 1분기 3조1000억원이었던 자기자본 투자는 지난 2분기 두 배에 달하는 6조1000억원까지 높아졌다가 3분기 들어 소폭 감소했다.
물론 자기자본 투자에는 투자 수익을 위한 PI 투자와 기관 셀다운을 위해 잠시 담아두는 자금이 전부 포함되지만 ‘전주(錢主)’로서 적극 행보에 나선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에 비해 해외 부동산 직접 투자도 늘었고 중국의 디디추싱과 같은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투자금을 넘어섰을 정도다.
내년에는 해외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 실적도 기대된다. 김 대표는 “올해 신설된 IB3 부문에서 해외 기업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발굴 중”이라며 “국민연금 출신 유상현 실장이 진두지휘 중인 만큼 내년에는 의미있는 딜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해 IPO 리그 테이블 1위 탈환 ‘기대’
대우증권 출신으로 미래에셋과의 합병 이후 IB1 부문 대표를 맡아온 김 대표는 전통 IB맨으로 분류된다. 기업 영업이 주전공이며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을 담당했고 굵직굵직한 IPO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IPO 리그 테이블에서 지난 2분기 2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는 12월 한달간 남은 IPO 예정건도 1~2건이 남아있다.
IPO에 대한 기대감은 내년이 더 높다. 상장 대어라 할 수 있는 바디프렌드, 호반건설, SK매직, 젬바디 등의 IPO가 내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아무리 IPO 수수료가 낮아져 수익이 줄었다고 해도 대형사의 경우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빅딜을 유치하게 되면 규모에 따라 수수료 수익도 커진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미래에셋의 자본금이 국내 1위이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글로벌 IB시장에 경쟁을 하려면 자본금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자본금 15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미쯔비시 은행만 봐도 알 수 있다. 김 대표는 “당장 추가적인 증자 계획은 없지만 장기적인 방향은 자본금 규모를 더 키우는 쪽이 되지 않겠느냐”며 “해외 글로벌 IB들과 경쟁하려면 이들과 맞먹는 수준의 자본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