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해외 금융거래와 관련된 18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로 올리는 방법으로 북한에 대해 독자적인 제재 조치를 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임은 물론이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대성은행을 비롯해 통일발전은행, 조선무역은행, 일심국제은행, 동방은행 등에 소속된 핵심 관계자들이 두루 포함돼 있다. 은행 직함을 내걸고 중국과 러시아, 리비아 등에서 자금 조달에 관여해 온 인물들이다. 이로써 제재 대상자는 모두 97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조치로 우리 국민이나 기업들이 제재 명단에 오른 당사자들과의 금융 거래가 전면 금지된다. 하지만 2010년부터 시행 중인 5·24조치에 따라 이미 북한과의 교역이 금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재의 실효성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껏 답보 상태였던 제재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제재에 대한 한·미 동맹의 공조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그러나 추가제재 대상자 명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이번 조치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9월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린 인물들의 범주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도 빠져 버렸다. 독자적인 제재조치라고 하기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그동안의 관례대로 공식 언론발표 형식을 취하는 대신 관보에 게재하는 방법으로 제재조치를 고지하고 넘어간 자체도 눈총을 받을 만하다.
이러한 논란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압박과 경제 제재를 주장하고 있으면서도 대화해결 의지를 앞세우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과연 대화로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이런 요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마찰을 초래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한·미 동맹의 의지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일이 없기를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