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정상세포는 만들어졌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합니다. 그런데 만들어진 세포가 죽지 않고 무한히 만들어지면 암이 됩니다.
항암제는 이렇게 빨리 자라는 암세포를 공격합니다. 처음 나왔던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모근세포나 위벽세포 같이 정상적으로 빨리 자라는 세포도 함께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받으면 속이 헐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그 이후에 나온 항암제가 특정 세포의 돌연변이를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입니다. 유방암이나 대장암 같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암에 효과가 좋지만, 아직 암과 관련된 유전자가 밝혀지지 않은 암은 쓸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 나온 항암제는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는 대신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작용합니다. 암이 생존하기 위해 정상세포처럼 위장하는 신호를 막아 면역계가 암세포를 찾아 없앱니다.
2~3년 전 처음 면역항암제가 선보였을 때만 해도 꿈이 항암제라 여겼습니다. 이론적으로 모든 암에 쓸 수 있고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임상시험에서 이 면역항암제를 쓴 환자 중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었는데, 제약사 모니터링 위원회는 임상보류를 권고했고 제약사는 이를 받아들여 신규환자 모집을 중단했습니다.
면역항암제가 제약사의 말처럼 꿈의 항암제로 자리 잡으려면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기존 약과 마찬가지로 효과와 부작용, 적용 가능 환자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결과가 더 많이 쌓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