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기획]부동산으로 몰리는 돈

신상건 기자I 2015.04.20 05:30:00

주택 거래량 사상 최대치
청약 경쟁률 지난해 두 배 육박
건설사 사업용 땅 확보 경쟁 치열
양재파이시티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재개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갈 곳 없는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부동산만큼 강력한 자산 증식 수단은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분양시장을 비롯한 부동산시장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다.

△단위: 건. 1분기(1월~3월) 수치임. [자료: 국토교통부]
우선 장기적인 전셋값 상승과 대출이자(금리) 부담 완화 등으로 실수요에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일부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면서 주택 매매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27만 53건으로 지난해 1분기(22만 7038건)와 비교해 18.3% 늘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주택 유형에 상관없이 매매 거래가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5614건)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단독주택 거래(1304건)는 52%나 증가했다.

분양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분양한 전국 아파트 단지 평균 청약 경쟁률은 9.63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8대 1을 훨씬 웃돌았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맞물리면서 분양가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 금천구에서 분양된 ‘롯데캐슬골드파크 3차’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1470만원에 책정됐다. 앞서 분양된 1, 2차와 비교하면 분양가가 60만~100만원 올랐다. 지난 17일 모델하우스 문을 연 서울 은평구 ‘백련산 힐스테이트 4차’도 3.3㎡당 1400만원대로 앞서 분양된 1~3차의 1300만원대와 비교해 3.3㎡당 1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아파트 분양권과 부동산 경매 시장도 활황세다. 올 1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분양·입주권은 총 143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늘었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91.7%로 2007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지난 2월 광교신도시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이 ‘최고 800대 1’이라는 유례없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오피스텔과 상가,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 역시 인기다. 수익형 부동산의 평균 임대수익률(5.7%)이 은행 평균 예금금리(1.7~1.8%)보다 약 3배나 높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용 땅을 확보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추첨 방식으로 진행된 동탄2신도시 중소형(전용면적 60~85㎡이하) 공동주택 용지 A97블록에 209개나 되는 건설사들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부동산시장의 또 다른 큰 변화는 그동안 자금 조달 문제로 중단됐던 대형 개발 프로젝트들이 중국 등 외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하나둘씩 재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3년 개발이 시작된 서울 양재 파이시티와 지난해 말 사업이 중단된 서울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사업이 대표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더 유입될 것”이라며 “다만 올해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투자를 한다면 변수까지 고려한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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