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렌탈 업은 롯데, 렌터카·중고차업계 '지각변동'

김형욱 기자I 2015.02.22 01:00:00

계열사 시너지로 점유율 상승 전망
중고차 등 신사업 ''요리법'' 업계 촉각
구조조정 없을듯.. 사명은 변경 유력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상반기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꼽히던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kt렌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5위권 그룹사 롯데(롯데백화점·롯데마트 컨소시엄)로 정해졌다. 실사와 본계약 체결 등 과정이 남았으나 큰 걸림돌이 없어 2~3개월 내 큰 무리없이 본계약까지 마칠 전망이다.

이에 렌터카 시장은 물론 중고차, 카셰어링 시장까지 모두 롯데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유통전문 회사의 車유통 진출

롯데그룹은 사실 이번 인수전에서 한국타이어(161390)SK네트웍스(001740)보다 주목받지 못했다. 행보가 워낙 조용했던데다 기존 사업이 ‘자동차’와 워낙 무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조원 이상을 배팅한 롯데의 ‘자동차 유통’ 사업에 대한 의지는 시장의 예상 이상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유통을 중심으로 특화한 그룹 특성상 그 대상인 자동차만 생소할 뿐 자동차 유통에 대해선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된다.

롯데가 영위하는 유통·금융·관광·문화 모두 렌터카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kt렌탈의 종합 대여(렌탈) 서비스는 유통부문, 장기렌터카 사업은 금융부문, 카셰어링 사업은 관광·문화 사업으로 확대 가능성이 있다.

당장 렌터카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아진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법인차량 상당수가 kt렌탈(kt금호렌터카)로 바뀌는 게 기정사실이기 때문이다. 렌터카 사업 매출 상당 수는 대규모 법인 영업에서 발생한다.

kt금호렌터카가 지금까지 점유율을 늘려온 것도 대한통운, 금호아시아나그룹, KT그룹을 거치며 법인영업을 흡수해 온 덕분이다. 금호아시아나나 KT도 다시 렌터카 사업을 시작하지 않는 한 굳이 kt렌탈이라는 업계 1위 파트너를 교체할 이유가 없다.

지난해 국내 렌터카 점유율은 kt금호렌터카(26.4%) AJ렌터카(13.4%) 현대캐피탈(9.4%) SK네트웍스(6.8%) 레드캡투어(3.4%) 삼성카드(2.3%) 동부익스프레스(1.6%) 기아차(1.1%) 순이다.

해외시장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kt는 현재 베트남 법인을 통해 해외 렌터카 시장에 진출해 있다. 롯데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활발한 백화점·마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시장점유율. 지난해 3분기 전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 집계 기준
◇신사업 어떻게 ‘요리’할까

kt렌탈의 종합 렌탈 사업도 롯데의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kt렌탈은 정보통신기기를 비롯해 의료기기, 개인 생활용품, 도서 등 소비재 임대업도 키워 왔다.

2013년 설립한 자회사 kt렌탈오토케어도 현재 kt렌탈 차량 정비에서 벗어나 백화점·마트 주차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자동차 정비사업에 뛰어들 여지가 있다. SK네트웍스는 앞서 주유소에 정비거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낸 바 있다.

kt렌탈은 지난해 3월 경기도 안성에 자동차 경매장도 설립했다. 현재 보유한 11만여대의 렌터카를 바탕으로 중고차 유통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이다. 이중 매년 2만대가 중고차 매물로 나온다. 이 역시 롯데가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급성장 추세인 카셰어링 자회사 그린카의 폭발적 성장도 기대된다. 카셰어링 사업의 성장 핵심은 무인대여소 거점 확대인데 전국에 촘촘한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활용할 경우 그 시너지는 무궁무진하다.

카셰어링은 3년여 전 막 시작했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700억~8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고 수년 내 2000억원 이상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렌터카 업계는 물론 중고차, 카셰어링 업계도 롯데와 kt렌탈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롯데와 kt렌탈의 만남이 갖는 파급력 때문이다.

그린카가 도입한 카셰어링용 전기차 BMW i3. 그린카 제공
◇“구조조정 NO” 조직 유지할듯

당장 kt렌탈 조직이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회사가 탄탄하면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렌탈의 현 직원 수는 정규직 642명, 계약직 263명 등 총 905명(2014년 9월 기준)이다.

2011년 6589억원이던 영업수익은 2012년 7162억원, 2013년 885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7738억원으로 연간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영업이익률도 매년 10%가 넘었다. 순이익율도 지난해 1~3분기 기준 4.7%다.

렌터카는 물론 중고차 유통업, 카셰어링 모두 현재 크고 있는 성장사업이라는 점도 롯데가 굳이 ‘메스’를 댈 필요가 없는 이유다. 롯데그룹 자체가 인력 운용을 포함한 조직 운영방식이 보수적인 편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이후 약 30건의 M&A에서 한 번도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단, 중기적으론 그룹 내 중복투자를 피하기 위해 금융 같은 kt렌탈 일부 사업부문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 사명 혹은 브랜드명 교체도 확실시된다.

kt금호렌터카가 지난해 선보였던 캐릭터 렌터카. kt렌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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